거래는 넘쳤는데 증권주는 울상…엇갈린 증시 온기
[파이낸셜뉴스] 증시 거래대금 고공행진에도 증권주는 맥을 못추고 있다. 시장 호조와 거래대금 증가에도 증권주만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는 0.33p(0.00%) 상승하며 사실상 보합에 그쳤다. 반면 'KRX 증권' 지수는 같은 기간 14.99% 하락했다.
최근 3개월로 기간을 넓혀도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다. 4~6월 코스피는 67.77% 상승했지만 KRX 증권지수는 10.69% 하락하며 증시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통상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증권주도 강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이번 상승장에서는 증권업종만 상대적으로 소외된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거래대금 자체보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특정 업종으로 쏠린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올해 국내 증시는 반도체 등 일부 대형주가 지수를 견인하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지만, 증권주로는 수급이 확산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2011년과 현재와 같이 거래대금과 코스피 지수가 견조한데 증권주가 먼저 하락했던 때는 특정 주도주로 수급 쏠림이 나타났던 시기"라며 "지수 상승과 거래대금 증가는 증권업 실적에는 우호적이지만, 특정 주도주로 수급이 집중되면서 정작 증권주는 소외되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대금 증가세가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는 우려도 증권주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1·4분기 거래대금이 급증한 만큼 추가 증가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증권사 실적도 정점을 지날 것이라는 인식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절대적인 거래 규모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과도한 우려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거래대금 증가세가 둔화되더라도 ETF 시장 성장이 이를 일부 보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ETF 거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체 거래대금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ETF 거래 확대는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증가와 함께 증권사 간 점유율 경쟁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직접전용주문(DMA) 서비스를 앞세워 ETF 거래 점유율을 높이며 기존 강자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증권주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증권업이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등으로 사업 기반을 넓히며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데다, 일본 증권사처럼 주주환원 확대와 자본 효율성 개선이 이어질 경우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투자 인구 증가와 비은행 자금조달 확대에 따라 증권사의 사업 영역이 구조적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일본 증권사들은 국내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음에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1.2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국내 증권주도 재평가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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