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못 타도 마음만은 휴양지… 회색빛 출근길을 런웨이로[Weekend 스타일]
고환율에 여름휴가 해외여행 부담
패션으로 욕구 푸는 ‘이스케이피즘’
플라워·페이즐리 패턴 물든 도심
실루엣 넉넉한 린넨 원피스 ‘시원’
화려한 패턴·웨지힐로 상큼함 더해
직장인들이 기다리던 여름 휴가 시즌이 다가왔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는 이들이 많다. 고환율, 고유가 여파로 매년 계획하던 해외여행을 선뜻 나서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환율 부담 때문에 아직 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한 사람들은 국내 여행으로 대신하거나 아예 여름 휴가를 미루기도 한다. 대신 일상에서 휴양지룩으로 여행 기분을 내려고 쇼핑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여유로운 휴양지 감성을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과감한 바캉스 패션, 해변 벗어나 일상으로
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 여름 현실의 제약을 패션으로 해소한다는 의미를 담은 '패션 이스케이피즘(escapism)'이 주목받고 있다. 여행 대신 리조트 감성의 옷을 입어 심리적 만족을 얻는 소비를 말한다. 해변에서 주로 입는 계절 아이템에 머물렀던 리조트룩 등 휴양지 의상이 최근에는 출근부터 주말 나들이, 골프, 여행을 아우르는 여름 라이프스타일 패션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과감해진 패턴이 주목받고 있다. 절제된 무드의 '조용한 럭셔리'에서 잠시 벗어나 플라워, 프린트, 페이즐리 등 존재감 있는 디자인이 매대를 차지했다. 도심에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한층 진화한 디자인도 눈에 띈다.
LF가 전개하는 닥스의 '머스티크 시크' 컬렉션은 고급 리조트룩을 선보인다. 카리브해의 휴양지 머스티크 섬에서 받은 영감을 영국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페이즐리 중심의 패턴을 네이비, 블루 포인트 색상과 조합해 주목도를 높이고, 면·비스코스·린넨 등 청량한 소재를 더해 도심에서도 어우러질 수 있는 휴양지 패션을 제안한다. 여름 시즌을 앞두고 판매율 50%를 돌파, 이달 내 조기 완판이 예상된다. 네이비 페이즐리 집업 후드와 후드 니트 원피스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매출도 전년 대비 150% 늘었다.
■넉넉한 실루엣에 그래픽·페이즐리 활용
골프웨어에서도 리조트룩을 겨냥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닥스골프는 필드 전용을 넘어 여행과 일상을 아우르는 '드로잉 패턴 리조트 컬렉션'을 출시했다. 필드의 풍경과 골프 장면을 수작업 그래픽으로 표현해 독특함을 강조했다. '그라데이션 카라 티셔츠'가 출시 2주 만에 재주문에 들어갔고, 시어서커 소재의 셔츠형 원피스도 추가 생산을 준비 중이다. 헤지스골프는 브랜드 첫 '로얄 리조트 컬렉션'을 선보였다. 여름 바다에서 영감을 받은 그래픽과 냉감 소재를 결합해 인기를 얻고 있다.
온라인 채널에서도 휴양지 패션이 주목을 받고 있다. 패션 플랫폼 29CM에 따르면 넉넉한 실루엣의 '맥시 원피스'는 지난달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27% 늘었다. 통기성이 우수하고 입고 벗기 쉬운 장점 덕에 바캉스뿐만 아니라 더운 여름철 일상복으로도 많은 선택을 받았다.
넉넉한 기장과 넓게 퍼지는 라인이 돋보이는 민소매 디자인의 오떼뜨 '썸머 워터 플리츠 원피스'가 대표 아이템이다. 잔잔한 플리츠 패턴과 홀터넥 디자인이 우아함을 더한다. 1930년대 슬립 드레스에서 영감을 받은 튜드먼트의 '새틴 스트랩 미디 드레스'는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Y2K 귀환한 웨지힐 인기
바캉스룩을 완성하는 신발도 인기를 끈다. 올해는 2000년대 전후 Y2K 감성을 반영한 웨지힐과 플랫폼 등 다양한 굽의 형태를 결합한 제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29CM에서 밑창과 굽이 연결된 웨지힐 플립플랍과 일반 플립플랍 거래액은 각각 248%, 215% 늘었다.
여성 잡화 브랜드 누스가 29CM 단독으로 선보인 '사샤 플립플랍 키튼 힐 슬리퍼'는 3~5㎝ 낮은 굽의 키튼힐을 적용해 플립플랍 특유의 편안함을 유지하면서도 완성된 룩을 연출해준다. 최근 유행하는 카프리 팬츠와 매치하면 클래식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로 출근복을 완성할 수 있다.
코모레비뮤지엄의 '핸드메이드 웨지 플립플랍 샌들'은 최근 29CM 슈즈 카테고리 주간 랭킹 상위에 오르며 인기를 얻고 있다. 발등을 덮는 와이드 스트랩으로 착화 안정성을 높이고 웨지힐이 다리 라인을 슬림하게 연출한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장시간 착용에도 부담이 없다.
LF가 올해 새로 선보인 '아일랜드 슬리퍼'도 리조트룩 완성에 도움을 준다. 하와이 핸드메이드 브랜드로, 고급 가죽과 스웨이드를 적용한 클래식 라인과 고온다습한 여름 환경에 맞춘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EVA) 시리즈를 선보인다.
프리미엄 플립플롭 시장을 공략하며 지난달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150% 늘었다. 스웨이드·레더 대표 컬러가 품절됐고, EVA 상품은 블랙 색상 판매율이 높다. 뉴욕 스트리트 브랜드 노아, 캐주얼 스포츠웨어 브랜드 썬러브와의 협업한 제품도 일부 사이즈가 공개 직후 품절됐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기자 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