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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수릉코지 불턱, 돌로 되살렸다… 해녀 공동체 유산 원형 복원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후변화·태풍에 훼손된 금능리 천연 불턱 정비
시멘트 구조물 배제하고 전통 돌쌓기 방식 적용
물질 전후 몸 녹이던 해녀 생활공간 되살려
2018년 이후 해녀문화유산 복원 46개소로 확대
금능리 해녀스테이와 연계해 체험 관광 자원화
지역경제 활성화·해녀문화 보존 두 축으로 추진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해안에 있는 수릉코지 불턱이 전통 돌쌓기 방식으로 복원됐다. 수릉코지 불턱은 해녀들이 물질 전후 몸을 녹이고 쉬던 제주 해녀문화의 생활유산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해안에 있는 수릉코지 불턱이 전통 돌쌓기 방식으로 복원됐다. 수릉코지 불턱은 해녀들이 물질 전후 몸을 녹이고 쉬던 제주 해녀문화의 생활유산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해녀들이 바다와 마을을 잇는 생활 거점으로 사용했던 전통 불턱이 원형에 가깝게 되살아났다.

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해안에 있는 천연 불턱인 '수릉코지 불턱' 복원 공사를 마무리했다. 수릉코지 불턱은 해녀들이 물질 전후 몸을 녹이고 쉬던 전통 공간으로, 해안의 자연지형을 바람막이로 활용한 제주 해녀문화의 생활유산으로 꼽힌다.

불턱은 해녀들이 바다에 들어가기 전후 옷을 갈아입고 불을 피우며 몸을 데우던 공동체 공간이다. 해녀들의 쉼터이면서 바다 정보를 나누고, 안전을 확인하며, 마을 해녀 공동체의 질서가 이어지던 장소다. 제주 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 배경에도 이런 공동체성이 자리한다.

수릉코지 불턱은 해안 침식과 태풍 등으로 일부가 무너지고 원형이 훼손된 상태였다. 제주도는 복원 과정에서 현대식 시멘트 구조물을 쓰지 않고 전통 돌쌓기 방식으로 정비했다. 주변 자연석을 활용해 기존 지형과 어울리도록 하고, 해안 경관과 불턱의 역사성을 함께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복원은 문화유산 정비 방식에서도 의미가 있다. 해녀문화유산은 관광시설처럼 새로 짓는 방식보다, 현장의 기억과 자연지형을 보존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수릉코지 불턱 복원도 구조물의 편의성보다 원형 보존과 경관 조화를 우선했다.

제주도는 2018년부터 제주해녀문화유산 복원 및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수릉코지 불턱 복원으로 되살린 해녀문화유산은 모두 46개소로 늘었다.

복원된 수릉코지 불턱은 보존에 머물지 않고 지역경제와 어촌 활성화를 위한 체험형 공간으로 활용된다. 제주도는 금능리에서 추진 중인 해녀스테이 프로그램과 불턱을 연계할 계획이다.

해녀스테이는 방문객이 해녀문화와 어촌 생활을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체류형 프로그램이다. 수릉코지 불턱이 연계되면 관광객은 해녀가 실제로 사용하던 생활공간을 통해 제주 바다 노동의 역사와 공동체 문화를 체감할 수 있다.

해녀 고령화와 어촌 인구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해녀문화유산을 체험 관광과 연결하면 보존과 소득 창출을 함께 도모할 수 있다. 금능리 해안의 자연경관, 해녀문화, 마을 체류 프로그램을 묶어 지역 방문 동기를 넓히는 효과도 기대된다.

제주도는 복원한 해녀문화유산을 지역주민과 어촌계가 함께 관리하는 방식으로 보존할 방침이다. 불턱이 다시 훼손되지 않도록 현장 관리 체계를 유지하고, 해녀문화의 가치를 알리는 교육·체험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김종수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불턱 복원은 거친 바다를 견뎌온 제주 해녀의 역사와 가치를 되살리는 일"이라며 "어촌계·지역주민과 함께 복원 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해녀문화의 세계적 가치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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