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너무 많다" 한국·일본 이어 호주마저 짐 쌌다… AFC 9개국 전원 탈락 잔혹사
119분에 꺼내든 호주의 '승부차기용' 골키퍼 교체 승부수, 키커들 연쇄 실축에 대참사
한국·일본 이어 호주까지 짐 쌌다… 본선 나선 AFC 9개국 전원 탈락 수모
[파이낸셜뉴스] 아시아에 배정된 티켓이 너무 많다는 비판이 또 다시 고개를 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AFC 소속으로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호주마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오세아니아의 강호이자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자존심을 짊어졌던 호주가 승부차기 혈투 끝에 자멸하며 이집트의 사상 첫 월드컵 토너먼트 승리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이집트 국가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호주와 120분 피 말리는 1-1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승부차기에서 4-2로 완승을 거두며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파라오' 무함마드 살라흐가 이끄는 이집트의 출발은 산뜻했다. 전반 13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카림 하페즈의 예리한 크로스를 이맘 아슈르가 타점 높은 헤더로 꽂아 넣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전에 단 한 번 찾아온 유효슈팅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무서운 집중력이었다.
반격에 나선 호주는 후반 10분 행운의 득점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에이던 오닐이 측면에서 올린 프리킥이 이집트 수비수 모하메드 하니의 머리를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는 치명적인 자책골이 된 것이다. 하니로서는 조별리그 1차전 벨기에전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만 두 번째 자책골을 헌납하는 끔찍한 악몽의 순간이었다.
이후 양 팀은 연장전까지 헛심 공방을 이어갔고, 결국 승부는 잔혹한 11미터 룰렛으로 넘어갔다. 호주는 연장 후반 14분, 승부차기를 대비해 골키퍼를 매슈 라이언으로 교체하는 야심 찬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완벽한 대참사로 끝났다. 골키퍼의 선방을 기대하기도 전에 호주의 키커들이 스스로 무너져 내렸다. 첫 번째 주자 해리 수터의 킥은 허무하게 크로스바 위로 솟구쳤고, 4번 키커로 나선 18세 막내 루카스 헤링턴의 슈팅마저 골대를 강타했다. 반면 살라흐를 포함한 이집트의 키커 4명은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침착하게 그물을 갈라며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집트에게는 역사적인 밤이었다. 1934년 첫 출전 이후 92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컵 단판 토너먼트에서 승리를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반면 아시아 축구계에는 뼈아픈 비보가 날아들었다.
호주마저 32강에서 탈락하면서, 이번 48개국 체제 월드컵 본선에 나섰던 AFC 소속 9개 국가(한국 포함 조별리그 7개국 탈락, 일본·호주 32강 탈락)는 단 한 팀도 16강 무대를 밟지 못한 채 전멸하는 굴욕을 맛보게 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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