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보다 책임감이 먼저"… 마르카 베스트 11 뽑히고도 고개 숙인 이강인의 품격
3경기 연속 풀타임 혹사 속에서도 "내가 제 몫을 더 완벽하게 해냈어야 했다"
스페인 유력지 '마르카' 선정 조별리그 베스트 11… 조기 탈락 팀 중 유일하게 이름 올려
"국가대표 향한 사랑은 당연한 것 아냐"
[파이낸셜뉴스]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2026 북중미 월드컵. 거센 후폭풍과 남 탓 공방이 난무하는 잿빛 그라운드 위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했던 에이스는 변명 대신 뼈저린 '책임감'을 먼저 입에 올렸다.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의 국가대표 핵심 미드필더 이강인이 실패의 상처를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겠다는 묵직한 다짐을 전했다.
이강인은 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회를 마친 소회와 팬들을 향한 진심 어린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선수로서 찬찬히 많은 것을 돌아보게 만든 대회였다"며 "보내주신 응원과 기대에 걸맞은 결과를 내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몹시 크다"고 깊이 고개를 숙였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 이강인을 향해 돌을 던질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 카타르에 이어 생애 두 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은 그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1분의 휴식도 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며 헌신했다. 체코와의 1차전에서는 정교한 킥으로 황인범의 극적인 동점골을 도우며 에이스의 품격을 몸소 증명했다. 스페인 유력 매체 '마르카'가 선정한 조별리그 베스트 11에 조기 탈락 팀 선수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을 만큼, 그의 개인 기량과 투지는 세계 무대에서도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강인의 시선은 개인의 영광이 아닌 팀의 뼈아픈 실패로 꽂혀 있었다. 그는 "지난 4년간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지원 및 의료진의 엄청난 헌신이 있었다. 그 시간에 걸맞은 결과를 내지 못해 아쉽다"면서 "결과가 좋지 않을 때 가장 먼저 가져야 할 태도는 아쉬움이 아닌 책임감이다. 저 역시 제 몫을 더 완벽하게 해냈어야 했다"며 철저한 자성으로 34위 광탈의 무게를 스스로 짊어졌다.
끝으로 그는 "국가대표로서 받는 무한한 사랑과 응원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다. 결국 경기장에서 실력으로 보답해야 한다"며 "이번 뼈아픈 결과를 가슴에 새기고, 팀에 더 큰 보탬이 되는 무서운 선수로 성장하겠다"고 약속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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