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대신 학교로 갔다… 고의숙 제주교육감 첫 시험대는 '현장'
제주북초·영지학교·신성여중·한림항공우주고 방문
성산고·서귀포초 찾아 IB·돌봄·원도심 교육 점검
첫 공식 일정에 학교·역사 현장·교육청 두루 찾아
새 교육지표 '모두가 주인공, 함께 성장하는 제주교육' 공개
4·3평화공원·최정숙 전 교육감 묘소서 교육 가치 되새겨
"모든 정책은 결국 학교와 학생을 향해야"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고의숙 제주도교육감이 취임식을 따로 열지 않고 학교 현장으로 향하며 민선 교육행정의 첫발을 뗐다. 취임 후 사흘 동안 초·중·고와 특수학교, 직업계고, 원도심 학교를 두루 찾고 4·3평화공원과 제주교육의 역사 현장까지 살피며 '아이 중심·현장 중심' 교육행정을 첫 메시지로 내놨다.
4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고 교육감은 취임 첫날인 지난 1일 제주북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제주영지학교, 신성여자중학교, 한림항공우주고등학교를 차례로 방문했다.
첫 일정 장소로 택한 제주북초는 제주교육의 발상지로 불린다. 고 교육감은 학생과 교직원을 만나 학교 현안을 듣고 "제주교육의 미래는 현장에서 시작된다"며 학생 한 명 한 명이 존중받고 성장하는 교육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수학교인 제주영지학교에서는 장애학생의 교육활동을 살펴보고 교직원과 보호자의 의견을 들었다. 학생의 배움과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 여건과 맞춤형 지원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사립학교인 신성여중에서는 학교 구성원과 현안을 논의했고, 한림항공우주고에서는 미래산업 인재 양성 현장을 점검했다. 학생 실습과 진로교육 과정을 살펴본 뒤 학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키우는 운영 필요성도 언급했다.
취임 이튿날인 지난 2일에는 성산고와 서귀포초를 찾았다. 성산고에서는 국제 바칼로레아(IB) 도입을 비롯한 학교 현안을 듣고 실습실과 교육과정을 둘러봤다. 학생의 진로 설계와 취업 역량을 높일 지원 방안도 논의했다.
서귀포 원도심에 있는 서귀포초에서는 학생 수 변화와 교육환경 개선, 지역 특성을 반영한 교육과정 운영 방안을 살폈다. 돌봄·방과후교실에서는 보호자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돌봄체계와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취임 사흘째인 지난 3일에는 학교 밖 역사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 교육감은 국립제주호국원과 제주 최초의 여성 의사이자 초대 교육감인 최정숙 전 교육감 묘소를 참배했다. 이어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하고 평화·인권 교육의 가치를 되새겼다.
제주도교육청에서는 새 교육지표 '모두가 주인공, 함께 성장하는 제주교육'도 공개했다. 학생과 교직원, 보호자, 지역사회를 교육의 공동 주체로 보고 함께 성장하는 교육행정을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담았다.
고 교육감은 이어 열린 확대 주간회의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새 제주교육의 정책 방향을 공유했다. 이후 본청 각 부서를 찾아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업무 현장을 살폈다.
고 교육감은 "교육청의 모든 정책은 결국 학교와 학생을 향해야 한다"며 부서 간 소통과 협력, 책임행정을 주문했다.
취임 첫 사흘의 동선은 새 교육행정의 방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학교 유형과 지역을 달리해 현장을 찾고, 제주교육의 역사와 4·3의 평화·인권 가치를 함께 살핀 점이 특징이다.
다만 현장 방문이 상징적 행보에 머물지 않으려면 각 학교에서 나온 요구가 실제 정책과 예산으로 연결돼야 한다. 특수교육 지원, 직업계고 경쟁력, 원도심 학교 활성화, 돌봄 강화처럼 현장에서 확인한 과제를 어떤 일정과 재원으로 풀어낼지가 고의숙 제주교육의 첫 실행력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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