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중국인 관광객 제주서 렌터카?… 제주도 "아이디어일 뿐, 정책 검토 없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2일 확대간부회의서 관광객 유치 아이디어 언급
논란 확산에 제주도 "사전 논의·실무 검토 없어"
중국인 단기체류자 운전 허용, 제주 단독 결정 불가
국제협약·도로교통법 개정·정부 협의 선행 필요
2015년 제주특별법 개선 과정서도 입법 못 넘어
도 "관광객 편의보다 도민 안전·교통 우선"

제주공항 인근 한 렌터카 주차장에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제주도가 중국인 관광객의 렌터카 이용 제한 완화 방안은 간부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 차원의 언급일 뿐 사전 논의나 실무 검토가 진행된 정책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사진=뉴시스
제주공항 인근 한 렌터카 주차장에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제주도가 중국인 관광객의 렌터카 이용 제한 완화 방안은 간부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 차원의 언급일 뿐 사전 논의나 실무 검토가 진행된 정책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에서 렌터카를 직접 운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논란이 되자 제주도가 "검토된 정책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2일 간부회의에서 관광객 유치 방안을 논의하던 중 나온 아이디어가 공식 정책처럼 받아들여지면서 도민 사회의 교통안전 우려가 커지자 진화에 나섰다.

4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중국인 관광객 렌터카 제한 완화'와 관련해 부서 간 사전 논의나 실무 검토를 진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 2일 열린 확대간부회의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여행 편의를 높일 방안을 폭넓게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렌터카 이용과 관련한 아이디어가 언급됐다.

제주도는 해당 발언이 정책 결정이나 검토 지시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회의에서 나온 여러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였을 뿐 구체적인 제도 설계나 관계 부서 협의로 이어진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사안의 핵심은 제주도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데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외국인이 국내에서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근거를 국제운전면허증이나 국가 간 면허 상호인정 체계에 두고 있다. 국제협약 등에 따라 발급된 유효한 면허를 가진 외국인은 국내 입국일부터 1년 동안 허용된 차종을 운전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관광객이 자국 운전면허증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주에서 곧바로 렌터카를 빌려 운전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한국에서 인정되는 국제운전 자격이나 국가 간 상호인정 근거가 필요하다.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관광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인 단기체류자의 국내 운전 허용은 국제협약과 도로교통 관련 법령, 국가 간 면허 인정 체계가 얽혀 있어 제주도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다. /사진=연합뉴스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관광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인 단기체류자의 국내 운전 허용은 국제협약과 도로교통 관련 법령, 국가 간 면허 인정 체계가 얽혀 있어 제주도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중국 본토는 제네바·비엔나 도로교통협약 가입국이 아닌 국가로 설명돼 왔다. 중국인 단기 관광객의 국내 운전을 폭넓게 허용하려면 도로교통 관련 국제협약과 국내 법령, 국가 간 면허 인정 체계 등을 함께 손봐야 하는 이유다.

제주도 차원의 관광 특례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뜻이다. 관계 부처 협의와 법률 개정, 국회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과거에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 제주도에 따르면 단기 체류 외국인의 운전을 허용하는 방안은 제주특별법 5단계 제도개선 과정에서 추진됐지만 2015년 4월 28일 국회 법안심사소위 심사에서 제외됐다.

당시에도 관광객 이동 편의와 국제자유도시 경쟁력 강화 논리가 있었지만 교통안전과 면허 검증, 보험, 사고 책임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제주에서 렌터카는 관광 편의와 교통안전이 충돌하는 대표 영역이다. 단기 체류 외국인의 운전을 허용하려면 면허 진위 확인, 제주 도로환경 안내, 교통법규 교육, 보험 적용, 사고 발생 때 책임 처리 체계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제주도는 렌터카 운전 허용과 별개로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불편을 줄이는 정책은 추진하기로 했다. 다국어 안내 체계를 보완하고 외국인이 이용하기 쉬운 결제 환경을 정비하는 방안 등이 검토 대상이다.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중국인 관광객 렌터카 제한 완화는 검토되거나 결정된 정책이 아니다"며 "도민 사회의 우려가 없도록 신중하게 접근하고 도민 안전과 교통 환경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밝혔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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