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르포] 서킷 아닌 대학 캠퍼스로…토요타가 보령까지 내려온 두 가지 이유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국토요타, 보령 아주자동차대서 'GR 모터스포츠 클래스' 개최 짐카나·GR86 드리프트로 운전 기본기 직접 체험 2020년 T-TEP 산학협력…국내 37대 기부·장학금 2억4000만원 "판매보다 팬"…국내 모터스포츠 저변 확대에 방점

지난 2일 충남 보령 아주자동차대에서 열린 토요타 가주 레이싱 클래스에서 GR86이 나란히 드리프트를 하는 모습. 사진=김동찬 기자.
지난 2일 충남 보령 아주자동차대에서 열린 토요타 가주 레이싱 클래스에서 GR86이 나란히 드리프트를 하는 모습. 사진=김동찬 기자.
지난 2일 충남 보령 아주자동차대에서 열린 토요타 가주 레이싱 클래스에서 GR86이 드리프트를 하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지난 2일 충남 보령 아주자동차대에서 열린 토요타 가주 레이싱 클래스에서 GR86이 드리프트를 하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지난 2일 충남 보령 아주자동차대에서 열린 토요타 가주 레이싱 클래스에서 프리우스 PHEV가 짐카나 주행을 하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지난 2일 충남 보령 아주자동차대에서 열린 토요타 가주 레이싱 클래스에서 프리우스 PHEV가 짐카나 주행을 하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이병진 한국토요타자동차 부사장이 지난 2일 충남 보령 아주자동차대에서 열린 토요타 가주 레이싱 클래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이병진 한국토요타자동차 부사장이 지난 2일 충남 보령 아주자동차대에서 열린 토요타 가주 레이싱 클래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보령(충남)=김동찬 기자】굉음과 함께 매캐한 타이어 타는 냄새가 캠퍼스를 가득 채웠다. 프로 레이싱 서킷이 아닌 충남 보령의 한 대학교에서 벌어진 풍경이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 토요타가 국내 최대 자동차 특성화 대학에서 모터스포츠 클래스를 열고, '더 좋은 차 만들기'라는 브랜드 철학을 미래 인재 육성과 올바른 운전 문화 확산이라는 가치로 증명해 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 2일 충남 보령 아주자동차대학교에서 자동차 담당 기자들을 초청해 '2026 토요타 GR 모터스포츠 클래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브랜드 철학 강의 및 드라이빙 기초 이론 교육을 시작으로 짐카나, GR86 택시 드리프트 동승 체험 등 실전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레이스는 개발 현장"...토요타의 뿌리 깊은 철학
이날 강의의 핵심은 '왜 토요타가 모터스포츠에 진심인가'였다. 토요타에게 레이스는 단순히 순위를 다투는 무대가 아니라, 극한의 환경에서 차량의 한계를 확인하고 확보한 데이터를 양산차 개발에 적용하는 개발 현장이라는 설명이다.

이병진 한국토요타자동차 부사장은 창업자 시절부터 이어진 신념을 앞세웠다. 그는 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직접 운전하다 전복된 레이스카를 폐기하지 않고 기술센터에 전시해 둔 사례를 소개하며 "사고가 나면 왜 그랬는지 분석해 다음엔 더 좋은 차, 가혹하게 몰아도 뒤집히지 않는 차를 만들자는 의지"이라고 말했다. 엔지니어들이 매일 파손된 차량을 보며 자연스럽게 '더 좋은 차'를 개발하자는 의지를 되새기게 된다는 의미다.

이론이 몸으로 옮겨진 건 짐카나 코스에서였다. 짐카나는 좁게 세운 라바콘 사이를 지그재그로 빠져나가며 정해진 구간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주파하는 종목이다. 속도보다 차량을 얼마나 정확히 제어하느냐가 관건이다.

드라이빙 교육을 총괄한 박상현 아주자동차대학교 교수는 운전대를 '9시 15분' 방향으로 잡을 것을 거듭 주문했다. 코스를 주행하며 앞바퀴가 바깥으로 밀리는 언더스티어와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오버스티어를 직접 경험하자 기본자세의 중요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돌발 상황에서 차량의 방향을 통제할 수 있는 여유는 결국 올바른 그립에서 비롯됐다.

행사의 백미는 프로 드라이버가 모는 'GR86 택시 드리프트'였다. GR86은 만화 '이니셜D'로 이름을 알린 AE86의 계보를 잇는 후륜구동 스포츠카다. 2.4ℓ 수평대향 엔진에 6단 수동변속기를 얹고 최고출력 231마력을 낸다.

운전대는 박상현 교수가 잡았다. 뒷바퀴가 옆으로 미끄러지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 조수석에 앉아 있을 뿐인데도 나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밟고 싶어졌다. 매캐한 타이어 냄새가 주행 내내 가시지 않았고, 노면을 긁는 스키드음도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차체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숙련된 드라이버의 손끝에서 극한의 움직임과 안정감이 동시에 전해지자, 두려움보다 주행의 즐거움이 먼저 남았다.

■"판매보다 팬"…풀뿌리로 넓히는 저변
행사가 열린 충남 보령의 아주자동차대학교는 국내 유일의 모터스포츠 전공을 운영하는 자동차 특성화 대학이다.

한명석 아주자동차대학교 총장은 "1997년 설립 이후 약 30년간 자동차 분야에만 집중해 온 교육 기관"이라며 "한국토요타자동차와의 협력은 일방적인 지원이 아닌 상호 발전하는 산학협력의 모범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 2020년 해당 대학과 미래 자동차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프로그램(T-TEP)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교육용 차량 및 부품 지원, 장학금 지급, 현장 실습 등 다방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 기부한 교육용 차량은 총 37대에 달하며, 아주자동차대에 전달한 장학금은 누적 2억40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 3월에는 학생들의 내구 레이스 출전 지원을 위해 교육용 GR86 차량을 기증하기도 했다. 해당 교육 과정을 이수한 우수 학생들은 공식 딜러사 서비스센터 취업 기회도 얻게 된다.

이 부사장은 "수준 높은 고객 서비스를 위해서는 현장에 좋은 인재가 필요하다"며 "국내에서 자동차 인재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학교이자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닿은 만큼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타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차량 판매를 넘어 브랜드 '팬덤' 구축이다. 이를 위해 토요타는 아주자동차대와 공동으로 보령에서 열리는 'AMC 국제 모터 페스티벌'을 지속 후원하고 있다. 올해 행사에 23만7000명이 다녀갔고, 동승 체험에만 8000명이 참여했다. 대천해수욕장 일대에 미친 경제 효과는 약 299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부사장은 "토요타는 누구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풀뿌리 모터스포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모터스포츠 문화 확산과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기자 정보

#토요타 #대학 #모터스포츠 #차량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