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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일자리 걸린 '운명의 2주'… 파산땐 6兆 소비 어디로 [홈플러스 청산 기로]

이정화 기자, 김현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法 "2천억 미확보" 회생 거부
MBK-메리츠 1천억 간격 못 좁혀
긴급운영자금 확보가 최대 관건
파산 땐 연매출 6兆 수요 흩어져
전문가 "대형마트 지각변동 서막"

10만 일자리 걸린 '운명의 2주'… 파산땐 6兆 소비 어디로 [홈플러스 청산 기로]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 홈플러스가 '운명의 2주'를 맞게 됐다. 2주 내 2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해 즉시항고에 나설 경우 회생절차 재개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자금 조달이 끝내 무산되면 이달 안에 파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파산이 현실화되면 남은 홈플러스 점포 매각과 고객 수요 이동을 둘러싼 유통시장 재편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2000억 마련이 '마지막 기적'

5일 법조계와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1년4개월간 진행해온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폐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회생계획안 수행을 위해 필요한 최소 2000억원의 운영자금이 현재까지 마련되지 않은 점을 폐지 이유로 판단했다. 회생절차가 폐지되면 통상 파산·청산 절차로 이어진다. 다만 즉시항고 기간 내 운영자금을 확보하면 회생절차 재개 가능성은 남아 있다. 홈플러스가 2주 안에 2000억원을 마련해 즉시항고하면 법원이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다시 지정할 수 있다.

관건은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원 조달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느냐다. MBK는 메리츠가 2000억원 전액을 대출하면 이 가운데 1000억원에 대해 MBK와 김병주 회장이 공동 연대보증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반면 메리츠는 지원 가능한 운영자금은 최대 1000억원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양측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남은 2주 동안 극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파산 절차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산 시 MBK 책임론과 채권단, 정부 역할 등을 둘러싼 공방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홈플러스는 현재 직고용 인력만 1만2000명이 넘고 입점사, 물류·납품 등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연관 고용 규모가 10만명으로 추산돼 파산 시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파산 절차로 이어지더라도 자산 정리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홈플러스의 자가 점포 62곳은 메리츠금융에 신탁 담보로 제공된 상태다. 메리츠는 2024년 홈플러스 부동산과 유형자산을 담보로 선순위 대출 1조3000억원을 집행했다. 회생이 무산되면 담보 점포를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점포 매각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알짜 점포 상당수가 매각된 데다 오프라인 유통업황 부진으로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경쟁사가 남은 점포를 적극 인수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대형마트업계 관계자는 "인수할 만한 매력적인 점포는 대부분 이미 정리된 상황"이라며 "남은 점포는 업황을 고려하면 적극적으로 매입할 만한 여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일부 점포는 주상복합과 오피스, 물류센터 등 부동산 개발 용도로 전환돼 매각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또한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쳐 청산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6兆 수요 어디로

홈플러스 공백이 현실화될 경우 연간 6조원 규모 소비는 온·오프라인 유통채널로 분산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 직전인 2024년 3월부터 2025년 2월까지 6조99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2025년 3월~2026년 2월) 매출은 회생절차 영향으로 5조7963억원으로 전년보다 17% 감소했다. 홈플러스 파산 시 6조원 규모의 소비가 어디로 이동할지도 주목된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홈플러스 매출 6조~7조원 규모가 시장에서 사라지는 만큼 일부는 온라인으로 이동하겠지만 기존 대형마트 이용객은 이마트와 롯데마트, 농협 하나로마트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형슈퍼마켓(SSM), 식자재마트, 이커머스 등 대체채널도 다양해 특정 업체가 홈플러스 수요를 독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인근 점포는 신선식품과 생필품 중심으로 고객 유입이 예상되지만 온라인과 식자재마트 등으로도 수요가 분산돼 반사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홈플러스 파산 시 대형마트업계 전반의 생존전략에도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이종우 교수는 "이번 사태는 대형마트산업 재편의 신호탄"이라며 "신선식품 경쟁력과 온라인 연계, 체험형 콘텐츠 등 차별화 전략을 갖춘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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