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서 유행하면 베트남서도 유행" 현지 뷰티·식품업계 관심 [르포]
2026 하노이 한류박람회
기업·해외바이어 등 390여곳 참여
역대 최대규모 508억 계약 성과
코트라 "현지 프리미엄 소비 확대
화장품 등 K소비재 성장 가능성 커"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 "한국은 뷰티와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업계에서 트렌드를 만드는 국가입니다. 한국 시장의 최신 트렌드를 읽기 위해 한류박람회를 찾았습니다."
베트남의 한국 뷰티·건기식 전문 수입업체 LB글로벌무역의 응우옌 카인 리 대표는 3일 베트남 하노이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하노이 한류박람회'를 찾은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리 대표는 "예전에는 한국에서 유행한 뒤 1~3년이 지나야 베트남에서도 유행했지만, 이제는 한국에서 유행하면 거의 시차 없이 베트남에서도 바로 유행한다"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베트남 뷰티업계에서도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PDRN)와 레티날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이 대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한국 기업들과 잇따라 상담을 진행하며 최신 뷰티 트렌드를 꼼꼼히 확인했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27회를 맞은 '2026 하노이 한류박람회'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열렸다. 국내 기업 107개사와 해외 바이어 277개사가 참가했으며, 뷰티·푸드·패션·라이프스타일 등 소비재 분야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현대홈쇼핑, 신세계, 이마트, 무신사, 생활공작소 등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도 대거 참가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공동 개최해 시너지 확대에 나섰다. 코트라는 뷰티·패션·생활용품을, aT는 식품 분야를 맡아 협업했다.
■역대 최대 508억원 계약 성과
코트라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 기간 국내 참가기업 107개사와 해외 바이어 277개사는 총 1512건의 상담을 진행했으며, 한류박람회 역대 최대 규모인 3326만달러(약 508억8780만원) 이상의 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코트라 하노이무역관은 "지난해 잇따른 가짜 식품 파동으로 베트남에서 안전성과 프리미엄을 중시하는 소비가 확대되면서 K소비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한류박람회는 소비재 기업들이 공공기관, 한류 홍보대사, 유통망 등과 협력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효율적인 기회"라고 설명했다.
유기농·천연 화장품 브랜드 새래피코의 차혜영 대표는 "2일부터 10건 정도의 바이어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코트라가 기업 소개서를 바탕으로 현지 바이어를 매칭해주고 통역사까지 지원해 상담이 수월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부스 중 하나는 무신사였다. 무신사 관계자는 "부스를 방문한 뒤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면 제공하는 무신사 가방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한류 콘텐츠에 익숙한 베트남 관람객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어 "무신사 글로벌 플랫폼에서도 베트남의 역직구 물량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며 "베트남은 앞으로도 무신사가 주목하는 핵심 시장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코트라는 기존 기업에 한류를 얹는 방식에서 한류에 소비재를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며, K소비재의 글로벌 진출을 강화할 예정이다.
김종현 코트라 서비스소비재실 실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의 해외 진출을 통해 K소비재의 동반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며 "해외 지사 설치가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무역관이 현지 지사 역할을 수행하는 '지사화 사업'과 아마존, 쇼피, 이베이 등 글로벌 유통망 입점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류는 소비재 수출의 핵심 자산"
강경성 코트라 사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한류는 한국 소비재 수출을 이끄는 핵심 자산"이라며 "현재 6% 수준인 소비재 수출 비중을 15~20%까지 높여야 한국 수출 구조가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은 한국 제품 경험률이 99%에 이를 정도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고, 프리미엄 소비 확대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한국 소비재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한류박람회를 아세안 시장 확대의 거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한국 무역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품목·시장·수출 주체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중국 등 주력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사우스를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며 "코트라는 현재 86개국 132개 무역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글로벌 사우스에 절반 이상의 인력과 조직을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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