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이사람] "기술은 전해질 때 빛나… 조리 명장 노하우 알릴 기회 늘길"
왕철주 대한민국 조리 명장
63빌딩 등 거쳐온 국내 조리 대가
후대에 기술 전하고싶어 명장 도전
AI 도입으로 외식산업 급변했지만
결국 중요한건 맛… 기본 튼튼해야
"기술은 혼자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전해질 때 가치가 있다. 명장이 가진 경험과 기술이 현장과 학교, 지역사회에서 더 많이 활용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으면 좋겠다."
왕철주 조리 명장(사진)은 5일 "학교에서는 최신 외식 트렌드와 기본기를 가르치고, 현장에서는 실제 고객이 원하는 맛과 서비스, 품질을 연구하며 그 경험을 다시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며 이처럼 밝혔다.
왕 명장은 지난 2024년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운영하는 명장 제도에 선정됐다. 대한민국명장 제도는 한 분야에서 15년 이상 종사한 전문가를 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의 심사를 거쳐 임명하는 제도다. 특정 분야의 숙련기술자가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하고, 국가·사회·학교·기업이 숙련기술을 존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1987년부터 조리사 생활을 시작한 왕 명장은 63빌딩 외식사업부를 시작으로 특급호텔, 컨벤션, 외식기업 등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아왔다. 이후 2010년 대한민국 조리기능장, 2015년 우수숙련기술자에 선정됐고, 2024년 대한민국명장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현재는 대형 한식 육류전문점 강강술래에서 조리 총괄 및 메뉴 개발을 맡는 동시에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등 후진 양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왕 명장은 대한민국명장에 도전하게 된 계기에 대해 "쌓아온 경험과 기술을 다음 세대에 제대로 전하는 것도 선배 조리인의 역할"이라며 "국가명장이라는 타이틀은 개인의 영광이라기보다 함께해 준 동료들과 회사를 믿고 찾아준 고객들 덕분에 얻은 결과다. 앞으로도 그 이름에 걸맞은 책임감을 갖고 기술을 연구하고 나누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는 더 많은 후배들이 기술인의 길에 자부심을 갖고 도전할 수 있도록 명장 제도도 함께 발전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왕 명장은 국가명장 제도가 사회적으로 덜 알려진 데 대해선 "아쉽다"고 말했다.
왕 명장은 최근 조리·외식 산업에도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면서 산업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조리의 본질과 기본기'에 대한 산업의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왕 명장은 "맛은 기본이고 공간, 서비스, 브랜드 스토리까지 고객이 함께 경험하는 시대다. AI나 디지털 기술도 조리 현장에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식재료 관리나 발주, 고객 데이터 분석처럼 기술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음식의 본질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사람의 손에서 나오는 정성과 경험은 AI나 디지털 기술이 대신할 수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살아남는 외식기업은 기본기가 탄탄하면서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메뉴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후배들을 향해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도 중요하지만 실제 주방에서 고객을 만나고 동료들과 호흡하며 배우는 과정이 결국 가장 큰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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