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트럼프 전화에 출전정지 유예...64년 만에 처음 [2026 월드컵]
FIFA, 미국 공격수 발로건 출전정지 처분 1년 유예
덕분에 16강 벨기에전에 출전 가능
월드컵 본선에서 출전정지 유예는 64년 만에 처음
FIFA 회장과 친하다고 알려진 트럼프, FIFA에 출전정지 재고 요청
트럼프 "불의를 바로 잡은 FIFA에 감사하다"
벨기에, 갑작스러운 유예 조치에 격분
[파이낸셜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북중미 월드컵 미국 대표팀 공격수에게 부과했던 '레드카드' 처분을 1년 유예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이러한 사례는 1962년 이후 64년 만에 처음이다.
AP통신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FIFA는 5일(현지시간) 미국축구협회에 폴라린 발로건(AS모나코)이 받은 1경기 출전정지 처분의 집행을 1년 유예한다고 통보했다. 출전정지는 발로건이 유예기간에 유사한 성격과 강도의 파울을 범하지 않을 경우 공식 철회된다.
FIFA는 이번 결정이 징계위원회 규정 제27조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규정에는 "징계 기구는 징계의 집행을 전부 또는 일부 유예할 수 있다. 징계 기구는 대상자에게 1년에서 4년의 집행 유예 기간을 적용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앞서 FIFA는 지난해 11월 북중미 월드컵 예선 과정에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저지른 상대 선수 가격에 따른 3경기 출전정지 결정 가운데 2경기 출전정지를 1년 유예하기도 했다. 다만 AP는 월드컵 본선에서 레드카드가 출전정지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는 1962년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발로건은 지난 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간의 대회 32강전에서 선제골을 뽑으며 팀의 2대 0 승리를 견인했지만, 경기중 상대 선수의 발목을 밟아 레드카드를 받았다. 발로건은 결과적으로 6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미국과 벨기에의 16강전에 참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25세의 발로건은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13골을 터뜨렸고, A매치 30경기에 출전해 12골을 기록 중이다. 그는 미국 브루클린에서 나이지리아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영국 런던에서 자랐다. 발로건은 21세 이하(U-21) 경기에서는 잉글랜드 대표팀에 속했으나 2023년에 미국 대표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 이미 3골을 기록했다.
외신들은 이번 결정에도 정치권의 입김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과거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미드필더였던 가린샤(본명 마누엘 프란치스코 도스 산토스)는 1962년 대회에서 칠레와 준결승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는 당시 호르헤 알레산드리 칠레 대통령의 지지를 포함한 로비 활동 덕분에 체코슬로바키아와의 결승전에 출전할 수 있었다. 브라질은 해당 경기에서 우승해 월드컵 2연패를 달성했다.
AP는 관계자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발로건에 대한 판정을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2일 브리핑에서 FIFA에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월드컵 전부터 인판티노와 친분이 깊다고 알려진 트럼프는 5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옳은 일을 해 거대한 불의를 바로 잡은 FIFA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FIFA는 지난해 12월 트럼프에게 신설된 FIFA 평화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16강에서 미국과 맞붙는 벨기에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벨기에왕립축구협회(RBFA)는 이번 조치에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아울러 벨기에 대표팀의 루디 가르시아 감독은 "FIFA 사무실에서는 7월 5일이 유럽의 4월 1일(만우절)인 줄 몰랐다"라고 말했다. 그는 "벨기에 측은 단순히 자신들만 변호하거나 국가 대표팀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다. 축구 전체를 지키고, 축구의 청렴함과 윤리를 수호하려는 것이다. 월드컵 역사상 이런 식의 결정이 내려진 것은 처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가르시아는 이번 사건을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할 가능성이 있는지, 혹은 트럼프가 FIFA의 조치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기자 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