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장례 중에 호르무즈 상선 공격...강경파 입김?
호르무즈해협 인근 오만에서 상선 피격 보고, 원거리 발사체에 화재
美 고위 관계자, 이란 혁명수비대가 범인이라고 주장
호르무즈해협 지나는 상선 2척에 미사일 공격 추정
이란 혁명수비대, 최고지도자 장례 중에 무력 도발
종전 협상 중에도 강경파 입김 여전
[파이낸셜뉴스] 최고지도자의 장례를 치르고 있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선을 공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이란 강경파가 미국과 종전 협상 가운데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리려고 벌인 행동으로 추정된다.
영국 해군 산하 해상모니터링 기관인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오만 리마에서 동쪽으로 약 14.8㎞ 떨어진 해상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조선 1척이 남쪽으로 항해 중 좌현에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아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한 인명·환경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같은 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의 정치군대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휴전 합의를 어겼다고 보도했다. IRGC는 7일 새벽에 호르무즈해협 인근을 항해하던 상선 2척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7일 종전 양해각서에 물리적으로 서명하고 향후 60일 동안 최종 종전 협상 기간에 호르무즈해협의 안전 통행을 보장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이란 측은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에게 이란 측이 지정한 항로로 움직이라고 요구했다.
WSJ가 입수한 해상 무선 녹음에 따르면 IRGC는 주말 동안 선박들을 향해 "우리의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는 당신들을 향해 발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방송했다. 동시에 미군이 오만 해안 인근에 개설한 항로를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공격을 받은 선박 가운데 1척은 카타르 국영 액화천연가스(LNG) 해운회사 나킬라트가 소유·관리하는 LNG 운반선 '알 레카얏'호로 알려졌다. 녹음에는 선박이 "좌현 기관실 상부가 피격됐고 기관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가득하다"며 "모든 승무원은 안전하게 우현에 집결해 있다"고 알리는 내용이 담겼다.
WSJ는 이번 사건이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셰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 기간에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하메네이의 장례는 4~9일 사이 진행된다. 이란군 통합 작전 사령부 하탐 알 안비야의 알리 압돌라히 사령관은 2일 현지 국영 프레스TV를 통해 미국·이스라엘이 장례 기간에 도발하면 보복한다고 경고했다.
WSJ은 IRGC가 종전 협상을 방해하고 오만 해안 인근에서 미군이 개설한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들을 위협하며, 긴장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매체는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감행된 이번 공격이 이란 지도부 내 온건파와 갈등을 빚어온 IRGC의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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