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매도폭탄 막는다"…민주당, 리밸런싱 목표비중 조정·한시 유예 법제화 추진
[파이낸셜뉴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리밸런싱(자산 비중 재조정)을 재개하면서 수십조원 규모의 '매도 폭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시장 상황에 따라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조정하거나 자산 매도를 한시적으로 유예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급격한 증시 변동기에 국민연금이 기계적으로 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상황을 막겠다는 취지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그동안 기금운용위원회 판단에 의존해왔던 리밸런싱 조정에 명확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시장 불안도 일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6일 헤럴드경제는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조만간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금융시장이나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할 경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심의를 거쳐 자산별 목표 비중을 조정하거나 자산 매도·매수를 한시적으로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국민연금의 장기적인 안정성과 수익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목표 비중 조정과 리밸런싱 유예를 허용하도록 제한을 뒀다.
또 보건복지부 장관이 목표 비중을 조정하거나 한시적 유예 조치를 시행한 경우에는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지체 없이 보고하도록 해 사후 통제 장치도 마련했다.
이번 입법은 최근 국내 증시 급등으로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부담이 커진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연초 4000선에서 최근 9000선을 돌파하는 등 단기간 급등하면서 기존 기금운용계획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5년 단위 중기 자산배분계획과 연간 기금운용계획을 통해 국내외 주식과 채권 등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정하고 있다.
올해 초 기금운용계획상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14.9%였지만 실제 비중이 이를 웃도는 상황에서도 매도를 미뤘고, 이후 지난 5월 중기 자산배분계획을 수정해 2027년까지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20.8%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국민연금은 전략적 자산배분(SAA)과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 범위를 합산해 국내 주식을 최대 28.8%까지 보유할 수 있다. SAA는 시장 가격 변동에 따른 허용 오차 범위이며, TAA는 운용 판단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투자 비중이다. 두 범위를 모두 벗어나면 원칙적으로 리밸런싱을 통해 보유 자산을 조정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국내 주식 비중이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국민연금이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해 대규모 매도에 나설 경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른바 '국민연금 매도폭탄설'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에 들어가더라도 '폭탄'이 될 가능성은 제로"라며 "리밸런싱은 단기간에 대규모 매도가 이뤄지는 방식이 아니다"고 밝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같은 날 "향후 리밸런싱이 진행되더라도 시장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운영 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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