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싸게 매입"…학부모 모임서 278억 사기 40대 징역 18년
법원 "피해자 정신적·경제적 고통 커"
"대부분 피해 회복 안 돼"
범행 반성·일부 변제·초범 참작
[파이낸셜뉴스] 학부모 모임에서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사게 해주겠다고 60여명을 속여 수백억원대 사기를 벌인 40대 여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이정희 부장판사)는 8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박모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배상명령 신청은 각하했다.
재판부는 박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능력과 재력 등을 거짓말하고 채무 돌려막기 상황을 숨긴 채 아파트를 매수해주거나 수익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 없이 다수의 피해자를 기망했다"며 "범행 경위·내용·수법, 피해자 수, 피해 금액 등에 비춰 볼 때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상당히 큰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고 대부분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며 "피고인은 현재까지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들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상당한 기간의 징역형을 선고함으로써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가 아파트 매수나 편취금 반환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에게 추가 투자자와 주변 지인을 소개해달라고 요구해 피해 규모를 키웠다고 봤다. 또 이자·수익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도 범행을 이어가기 위한 새로운 기망 수단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액 중 일부를 변제한 점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양형 이유로 설명했다.
배상명령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데 대해서는 "돈을 주고받은 정황이 있고, 약정 내용도 피해자별로 달라 구체적인 피해액을 산정해 배상명령하는 것이 어렵다"며 "각자의 피해액은 민사소송 등을 통해 변제받는 방법을 택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박씨는 2022년 말부터 3년간 수도권 일대에서 자신에게 돈을 맡기거나 아파트 담보 대출을 받아 넘기면 시세보다 싸게 새 아파트를 매입해주겠다고 지인들을 속여 거액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학부모 모임을 통해 피해자들과 신뢰를 쌓은 뒤 범행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63명이며 피해액은 278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는 편취한 돈 대부분을 채무 변제와 주식·코인 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병합된 관련 사건은 총 17건으로 아직 4건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10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개인의 사기 범죄로 보기에는 사건이 크고 매우 중대하다"며 박씨에게 징역 35년을 구형했다.
박씨 측 변호인은 "수사 단계부터 범행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 피해액 일부라도 배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갱생의 기회를 허락해달라"고 변론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