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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무사증·이주 문제, 세계 인문사회학 무대 올랐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 세계학술대회 참가
국내외 연구자 400여명·26개 세션 운영
'초국적 이주와 사회통합' 제주 사례 발표
무사증 제도와 지역기반 이동성 정치 분석
고이동성 시대 제주 지역성 변화도 논의
섬·난민 연구, 정책인문학 확장 가능성 모색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원을 비롯한 국내외 연구자들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충남대학교에서 열린 ‘2026 제5회 세계 인문사회학술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탐라문화연구원은 제주 무사증 제도와 고이동성 시대의 지역성 등을 주제로 이주·다문화 연구 세션을 운영했다. /사진=제주대학교 제공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원을 비롯한 국내외 연구자들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충남대학교에서 열린 ‘2026 제5회 세계 인문사회학술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탐라문화연구원은 제주 무사증 제도와 고이동성 시대의 지역성 등을 주제로 이주·다문화 연구 세션을 운영했다. /사진=제주대학교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관광객과 이주민, 외국인 노동자와 난민이 끊임없이 드나드는 제주의 현실이 세계 인문사회 연구자들의 학술 의제로 다뤄졌다. 제주 무사증 제도가 사람의 이동과 지역사회 관계를 어떻게 바꾸는지, 이동이 일상화된 시대에 '지역성'을 어떻게 다시 이해해야 하는지가 주요 질문으로 제시됐다.

8일 제주대학교에 따르면 탐라문화연구원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충남대학교에서 열린 '2026 제5회 세계 인문사회학술대회'에 참가해 이주·다문화 연구 세션을 운영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와 충남대 과학기술지식연구소, 인문사회통합성과확산센터,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공동 주최했다.

대주제는 '소버린 AI 시대를 위한 인문사회융합연구의 과제'였다. 3일 동안 26개 세션과 61개 주제가 다뤄졌으며 국내외 연구자 400여명이 발표와 토론에 참여했다.

소버린 AI는 국가나 지역이 외부 기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언어와 문화, 데이터, 제도적 가치에 맞는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흐름을 뜻한다.

이번 대회는 AI 기술 자체보다 기술 변화가 사회와 문화,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인문사회 관점에서 살피는 데 초점을 맞췄다.

탐라문화연구원은 제9세션 '이주와 넥서스'에서 '초국적 이주 시대의 문화 변동과 사회적 통합 연구'를 주제로 제주 사례를 꺼냈다.

서영표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하이모빌리티 시대의 지역성과 사회학의 만남: 제주대 사회학과 대학원 사례'를 발표했다.

하이모빌리티는 사람과 자본, 정보가 지역과 국가 경계를 빠르게 오가는 고이동성 사회를 가리킨다. 제주처럼 관광과 이주, 노동 이동이 활발한 지역에서는 누가 지역 구성원인지, 지역 공동체의 경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가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된다.

김진선 탐라문화연구원 연구원은 '제주 무사증 제도와 지역기반 이동성의 정치'를 발표했다.

제주 무사증 제도는 관광객 유치와 국제교류 확대를 위해 일정 국가 방문객이 비자 없이 제주에 입국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하지만 사람의 이동이 늘면서 관광 활성화뿐 아니라 체류와 노동, 난민, 지역사회 통합 문제까지 함께 나타났다.

따라서 무사증 제도는 출입국 편의 정책에 그치지 않는다. 관광과 경제, 이주와 노동, 치안과 인권이 맞물리는 제주만의 복합적인 연구 대상이라는 점이 이번 논의의 핵심이다. 지정토론은 김치완 제주대 철학과 교수와 김진철 탐라문화연구원 연구원이 맡았다.

탐라문화연구원은 그동안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 '쿰다로 푸는 제주 섬의 역사와 난민'을 통해 섬과 이동, 난민, 공동체 문제를 연구해왔다.

'쿰다'는 품거나 안는다는 의미의 제주어다. 연구원은 제주 섬의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이주와 갈등, 포용 문제를 해석하고 이를 '쿰다인문학'이라는 정책인문학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의 이주 문제는 더 이상 제주 안에서만 설명하기 어렵다. 관광객과 이주민, 노동자, 난민의 이동은 세계적인 이동성 확대와 맞물려 있다. 지역사회가 새로운 구성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갈등을 조정할지는 많은 국가와 도시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다.

제주 연구가 전국과 세계 학술 무대에서 의미를 얻으려면 지역 사례를 소개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무사증 제도가 실제 지역경제와 노동시장, 주민 인식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이주민의 정착과 사회통합에는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자료로 축적하고 다른 지역과 비교해야 한다.

제주는 관광의 섬이자 사람의 이동이 끊이지 않는 섬이다. 이제 제주 인문사회 연구의 시험대는 지역의 특수성을 설명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무사증과 이주, 난민을 둘러싼 제주의 경험을 세계가 공유할 수 있는 이론과 정책으로 바꿀 수 있느냐가 다음 과제다.

김치완 탐라문화연구원장은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지구적 아노미 시대의 정책인문학으로서 쿰다인문학의 정립과 확산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학술대회가 국내외 연구기관과 연구자의 교류·협력을 넓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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