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개 메달 들고 졸업식에"…학비 보태려 마라톤 뛴 中 대학생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대학생이 졸업식장에 마라톤 메달 70여개를 들고 등장해 화제가 됐다. 그는 대학 생활 동안 장거리 달리기 대회에 꾸준히 출전했고, 일부 대회 상금으로 학비와 생활비 부담을 덜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일 중국 산시성 시안교통공정학원을 졸업한 진옌웨이 씨(24)의 사연을 보도했다.
진씨는 지난달 23일 열린 졸업식에서 학위증을 받은 뒤 잠시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이후 그는 양쪽에 메달 수십 개가 걸린 장대를 어깨에 메고 다시 무대에 올랐다. 목에도 메달 여러 개를 걸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학생과 교직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진씨가 가져온 메달은 최근 몇 년 동안 마라톤과 장거리 달리기 대회에 참가해 받은 것이었다. 그는 체육 전공 학생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진씨가 처음 마라톤을 접한 것은 2021년이었다. 당시 그는 학업 스트레스가 컸고, 교사의 권유로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같은 해 시안 마라톤에서 첫 메달을 땄다.
이후 달리기는 진씨의 일상이 됐다. 그는 하루 평균 15km가량을 뛰고, 한 달에 350-400km를 달린다고 밝혔다. SCMP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그가 달린 거리는 7835km에 달했다.
중국 현지 매체 종람신문은 진씨가 전문 체육 특기생은 아니었지만 교내 운동회에서 1500m와 5000m 기록을 깼고, 산시성 대학생 운동회 5000m 경기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산시성 제43회 대학생 육상경기대회에서는 10000m를 33분06초00에 완주해 우승했다. 기존 대회 기록 34분14초44를 앞당긴 성적이었다.
진씨가 마라톤에 나선 이유는 성취감만은 아니었다. 그는 농민 가정 출신으로, 조부모 손에서 자랐다고 현지 매체에 밝혔다.
대회 상금은 많을 때 1000-2000위안, 한화 약 19만-38만원 수준이고 적을 때는 몇백 위안에 그쳤다. 진씨는 상금으로 큰돈을 벌려 한 것은 아니지만, 집안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대회 참가에도 비용이 들었다. 지방 대회는 상금과 교통비를 따져 참가 여부를 정했고, 란저우·청두·베이징·우시 등 다른 지역 대회는 기록 도전과 경험을 위해 나선 경우도 있었다. 주말마다 다른 도시의 출발선에 서거나 이동 중인 날이 많았다.
그는 최근 3년 동안 가족과 설 명절을 함께 보내지 못했다고 했다. 기록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지대 훈련을 다녀온 적도 있었다.
진씨는 졸업식에 메달을 들고 간 이유에 대해 대학 생활을 특별하게 정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졸업식 장면을 올리며 "자랑하고 싶은 것은 메달이 아니라 지난 2년의 노력"이라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그의 메달 장대에는 완주 메달뿐 아니라 순위표도 걸려 있었다. 진씨는 마라톤 대회에서 모든 완주자가 완주 메달을 받을 수 있지만, 순위표는 상위권에 든 참가자에게만 주어지는 경우가 많아 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졸업 뒤 진씨는 중국 대학생 서부계획 자원봉사에 참여해 신장으로 갈 예정이다. 그는 달리기도 계속하겠다고 했다. 현재 그의 하프마라톤 기록은 국가 1급 선수 수준에 도달했지만, 풀코스 마라톤 기록은 국가 1급 기준까지 약 4분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씨는 현지 매체에 앞으로도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며, 달리는 장소가 바뀌어도 자신이 해온 노력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