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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문기 한화시스템 해양사업부장 "무인수상정으로 해양방산 기술 영토 넓히겠다"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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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 30t급 무인수상정 전격 진수…약 700억 규모 자체 투자

한화시스템 30t급 무인수상정이 거제 장목항에서 해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30t급 무인수상정은 부산 가덕대교 인근에서 성공적으로 진수(進水) 후 부산과 거제 장목항을 오가며 본격적인 해상시험에 돌입했다.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 30t급 무인수상정이 거제 장목항에서 해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30t급 무인수상정은 부산 가덕대교 인근에서 성공적으로 진수(進水) 후 부산과 거제 장목항을 오가며 본격적인 해상시험에 돌입했다. 한화시스템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화시스템이 자체 투자로 개발한 30t급 무인수상정(USV)을 진수하고 본격적인 해상 시험에 들어갔다. 해양 유·무인 복합전투체계가 미래 해군 전력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한화시스템은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운항과 함정 전투체계 기술을 결합해 글로벌 해양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최근 부산 가덕대교 인근 해상에서 30t급 무인수상정을 성공적으로 진수했다. 해당 무인수상정은 부산과 거제 장목항 일대를 오가며 자율운항, 원격통제, 임무체계 연동, 해상 안정성 등을 검증하고 있다.

유문기 한화시스템 해양사업부장은 "한화시스템은 국내 최초 무인수상정 개발과 군집 무인수상정 기술 확보 등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치며 대한민국 해양무인체계 상용화 기반을 다져왔다"며 "글로벌 표준과 고도화된 AI 자율운항, 지휘통제 기술을 내재화한 무인수상정을 통해 대한민국 해양방산 기술 영토를 세계로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30t급 무인수상정은 한화시스템이 약 700억원 규모의 자체 투자를 통해 추진 중인 해양무인체계 개발 사업의 핵심 테스트베드다. 한화시스템은 30t급 플랫폼을 통해 AI 자율운항 기술과 개방형 소프트웨어 구조를 검증한 뒤, 전투임무 수행이 가능한 140t급 무인수상정 개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진수가 단순한 시제품 공개를 넘어 국내 해양무인체계 기술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무인수상정은 정찰·감시 등 제한적 임무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최근에는 대잠수함 작전, 기뢰 탐색, 전자전, 정밀타격, 유인 함정 호위 등으로 역할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특히 병력 감소와 장시간 해상 작전 부담이 커지면서 무인 플랫폼은 미래 해군의 필수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주목하는 분야는 해군의 해양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인 '네이비 씨 고스트(Navy Sea GHOST)'다. 이는 유인 함정과 무인수상정, 무인잠수정, 무인항공기 등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하나의 전투체계처럼 운용하는 개념이다. 사람이 직접 위험 지역에 진입하지 않아도 무인체계가 먼저 감시·정찰·공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작전 효율성과 생존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무인수상정의 경쟁력은 선체 크기보다 내부 체계 통합 능력에서 갈린다. 한화시스템은 함정 전투체계(CMS), 통합기관제어체계(ECS), 자율운항 기술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 결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CMS는 함정의 센서와 무장을 통합해 위협을 탐지·분석하고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ECS는 추진기관, 전력, 보조기기 등을 통합 제어해 무인 함정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지원한다.

AI 자율운항 기술도 핵심이다. 무인수상정은 단순히 정해진 항로를 따라 움직이는 수준을 넘어 주변 선박과 장애물을 인식하고, 해상 상황을 판단하며, 임무 목적에 맞춰 경로를 스스로 조정해야 한다. 한화시스템은 장애물 탐지, 표적 식별, 충돌 회피, 피아식별, 추적 기능 등을 고도화해 실제 작전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의 자율운항 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30t급 무인수상정은 특히 협수로와 악천후 환경에서의 운항 성능 검증에 중점을 둔다. 선박이 밀집한 항만 인근이나 회피 기동이 어려운 좁은 수로에서는 작은 판단 오류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고파고와 강풍 상황에서도 통신, 추진, 자율항법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실전 배치가 가능하다. 한화시스템은 수백㎞에 이르는 장거리 자율운항 시험도 추진해 작전 지속 능력을 확인할 계획이다.

글로벌 표준 대응도 중요한 과제다. 해외 방산 시장에서는 무인체계 간 상호운용성과 소프트웨어 개방성이 수출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미 해군이 활용하는 UMAA(Unmanned Maritime Autonomy Architecture) 등 글로벌 무인 해양체계 표준과의 호환성을 염두에 두고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는 향후 동맹국 해군 체계와의 연동, 군집 운용, 해외 수출 과정에서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이미 정찰용 무인수상정 '해령'을 통해 관련 기술을 축적해왔다. 해령은 연안 감시와 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수상정으로, 국내 무인 해양 플랫폼 개발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회사는 해령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더 큰 플랫폼, 더 긴 항속거리, 더 복잡한 임무 수행 능력을 갖춘 차세대 무인수상정으로 기술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전투용 무인수상정 개발도 병행된다. 한화시스템은 향후 무인수상정에 다양한 임무 장비와 무장을 탑재해 소형 함정 수준의 정밀타격 능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군집드론, 감시정찰 장비, 전자전 장비 등을 결합하면 단독 임무뿐 아니라 유인 함정과 함께 작전하는 유·무인 복합체계(MUM-T) 기반 해상 전투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무인 해양 플랫폼의 전략적 가치를 확인시킨 사례로 평가된다. 저비용 해상 드론이 대형 함정의 운용을 제한하거나 항만 방어체계를 흔드는 장면이 나타나면서 각국 해군은 무인수상정과 무인잠수정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함정 중심 전력 구조가 무인체계와 네트워크 중심 전력 구조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해진 것이다.
한화시스템은 30t급 무인수상정에 이어 140t급 무인수상정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140t급 플랫폼은 더 큰 탑재공간과 항속능력을 바탕으로 감시정찰, 대잠 지원, 전자전, 호위, 타격 등 다양한 임무로 확장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시스템이 함정 전투체계와 자율운항 기술을 동시에 보유한 만큼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해군을 대상으로 한 수출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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