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피습 자작극' 선거 전 자백하고도 목 보호대 유세"…정이한, 10년지기와 범행 공모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6·3지방선거 때 음료 피습 자작극 의혹이 제기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지난 8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6·3지방선거 때 음료 피습 자작극 의혹이 제기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지난 8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피습 자작극' 혐의로 구속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6·3 지방선거 이전 경찰 조사에서 이미 범행을 시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정 전 후보가 선거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헬스 트레이너와 공모해 자작극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부산경찰청과 부산 금정경찰서에 따르면 정 전 후보와 헬스 트레이너 A씨는 지난 4월 27일 부산 금정구 구서나들목 인근에서 발생한 '음료 투척 사건'을 사전에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 전 후보와 A씨는 약 10년간 알고 지낸 사이로, 경찰은 선거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자작극을 꾸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선거에서 유리함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두 사람이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시 정 전 후보는 거리 유세 도중 지나가던 차량에서 던져진 음료에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음료를 피하려다 넘어져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옮겨져 뇌진탕과 근좌상 진단을 받았다고 알렸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선거방해 사건으로 보고 음료를 던진 A씨를 추적하며 배후 여부를 수사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정 전 후보와 A씨가 사건 전후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고, 범행에 앞서 두 사람이 함께 헬스장에 있었던 CCTV 영상도 확보됐다.

경찰은 특히 정 전 후보가 A씨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진술한 점을 수사의 중요한 단서로 삼았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인 테러 사건이라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사건 직전까지 통화하는 경우는 사실상 있을 수 없다"며 "정 전 후보는 A씨를 모른다고 진술했지만 객관적 증거와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정 전 후보는 지난 5월 중순 경찰에 출석해 자작극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선거운동을 중단하지 않았고, 목 보호대를 착용한 채 유세를 이어가며 언론과 시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정 전 후보는 선거 기간 TV 토론회 배제에 반발해 단식 농성을 벌였고 토론회장에는 선거관리위원회 허가 없이 거짓말탐지기를 반입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선거 막판에는 돌연 잠적했다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각종 추측을 낳기도 했다.

선거가 끝난 뒤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정 전 후보는 개혁신당을 탈당했고, 이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경찰은 현재 정 전 후보와 A씨 사이에 금전 거래나 대가성 약속이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정 전 후보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전날 구속됐으며, 경찰은 보강 수사를 마친 뒤 다음 주 중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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