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인 "새 교권보호 정책 2년내 현장 체감, 5년 내 제도 정착"
국교위·KEDI, 교권보호 강화 공동포럼
행정업무 세계 최장·민원 스트레스 최상위
국가교육발전계획에 교육활동 보호 반영
교사 행정업무 OECD 55개국 중 최장
정당한 생활지도 기소율 2.5% 그쳐
[파이낸셜뉴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방안을 국가교육발전계획에 반영해 2년 안에 학교 현장에서 변화를 체감하고, 5년 안에 제도로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대한민국 중학교 교사들의 행정업무 시간이 세계 최장 수준이고, 학부모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 역시 세계 최상위권에 달하는 등 교권 침해와 교육활동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국가교육위원회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 공동 포럼을 열고 교권 침해 실태와 정책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차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학교 현장 상황이 궤도를 많이 이탈해 있고 문제가 심각하고 복잡하다"며, "단 하나의 획기적인 정책에 기대기보다 여러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2년 내 현장의 변화를 체감하고, 5년 내 구조적으로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포럼에서 나온 제안을 국가교육발전계획에 반영하고, 정책화가 가능한 과제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등과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은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는 법·제도 보완뿐 아니라 학교 구성원 간 상호 존중과 관계 회복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교육공동체의 신뢰 회복이 학생의 안전한 학습권을 보장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기조발제에 나선 장덕호 건국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OECD '국제 교원 및 학습 실태조사(TALIS 2024)'를 토대로 한국 교사의 직무 환경을 '고(高)부담·저(低)협력·저지지' 구조로 진단했다. 한국 중학교 교사의 주당 행정업무 시간은 6시간으로 조사 대상 55개국 가운데 가장 길었고, 학부모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세계 2위, 학생의 언어폭력·협박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세계 4위였다. 반면 교사 간 수업 자료 공유와 공동 평가 등 협력 활동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장 교수는 또 교권보호 5법 개정으로 학교장 중심의 민원 대응 체계가 마련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평교사 상당수가 민원을 직접 처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조항의 적용 기준을 명확히 하고 학교폭력 사안의 교육적 해결을 확대하는 등 법·제도 개선도 제안했다.
유경훈 한국교육개발원 초·중등교육연구본부장은 현황보고에서 교권보호위원회 심의 건수는 2023년 5050건에서 2024년 4234건으로 감소했지만 보호자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는 2020년 116건에서 2024년 461건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 심의 가운데 약 92.7%는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됐다.
유 본부장은 정당한 생활지도로 교육감 의견서가 제출된 1023건 가운데 실제 검찰 기소는 17건(2.5%)에 그쳤다며 신고·조사 이전 단계에서 교사의 위축을 줄이는 지원체계와 학교 조직 중심의 민원 대응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교사의 60.3%가 여전히 민원을 직접 담당하고 있는 만큼 학교 조직과 교육청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원단체와 학부모, 교육청, 학계 관계자들이 함께 한 지정토론에서는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조재범 한국교총 교사권익위원장은 예방부터 사후 지원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통합 지원체계 구축과 교육부 내 전담 조직 신설을 제안했다. 이수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기획국장은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조항을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적용하지 않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회계·시설 관리 등 비교육적 업무를 교육청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전은영 전국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대표는 교사와 학부모를 공급자와 수요자로 구분하는 이분법적 관점에서 벗어나 교육공동체의 협력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희현 한국교육개발원 학생·학부모연구실장은 교육활동 보호는 교사 개인뿐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기반이라고 강조했으며, 김병찬 경희대학교 교수는 학교 갈등을 형사 절차보다 학교 중심의 조정과 회복적 해결로 전환하고 교사의 전문적 자율성을 확대하는 '교사수권형'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