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곤 첫 도정 설계도… 3000억 민생추경·7000억 특별보증 꺼냈다
제13대 제주도의회서 민선9기 첫 업무보고
"성과는 도민께 돌리고 책임은 내가 지겠다"
3000억원 민생추경으로 취약계층 등 지원 추진
제주형 민생특별보증 7000억원 금융부담 완화
기본사회·AI 미래기회자치도 양대 축 제시
2035 탄소중립·AI 행정혁신 실행계획 예고
제2공항 등 갈등현안 "듣고 설명하고 숙의"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민선9기 첫 도정 설계도를 내놨다. 3000억원 규모 민생 추가경정예산과 7000억원 규모 제주형 민생특별보증을 추진하고, AI와 기본사회, 2035 탄소중립을 새 도정의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첫 업무보고에서 가장 강하게 꺼낸 말은 책임이었다. 위 지사는 "도민 여러분께서 제게 주신 것은 권력이 아니라 제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권한"이라며 "성과는 도민께 돌리고 책임은 제가 지겠다"고 밝혔다.
9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따르면 위 지사는 이날 제45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민선9기 주요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제13대 제주도의회 출범 이후 첫 도정 업무보고다. 이날 본회의 의사일정에는 제주도정 업무보고와 교육행정 업무보고가 주요 안건으로 포함됐다.
위 지사가 제시한 도정의 핵심가치는 '도민 먼저, 민생 먼저, 안전 먼저, 책임 있게 일하는 도정'이다.
그는 "도민의 삶보다 앞서는 정책은 없고 민생보다 중요한 현안은 없다"며 "도민이 물으면 행정이 반드시 답하고 도민의 어려움에는 신속하고 책임 있게 응답하겠다"고 말했다.
출발점은 민생경제다. 위 지사는 고물가와 고금리, 고유가로 도민의 생활 부담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지난 5월 제주 소비자물가가 3.3% 상승해 2023년 10월 이후 31개월 만에 3%를 웃돌았다는 점도 제시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소비 위축과 비용 상승의 이중고를 겪고 있고 농어업인과 취약계층의 어려움도 깊어졌다는 게 위 지사의 판단이다.
민선9기 도정은 3000억원 규모 민생 추경을 추진해 취약계층과 농어업인, 소상공인을 지원할 계획이다. 7000억원 규모 제주형 민생특별보증도 추진한다.
저금리 대환대출과 재도전 자금 지원으로 금융 부담을 낮추고, 경영위기 징후가 나타난 소상공인은 조기에 찾아 금융·비금융 지원을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소규모 민생공사를 서둘러 지역 중소업체의 경영난을 덜고, 농민수당 확대와 감귤 생산 영농환경 개선, 제주 농산물 유통 통합관리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해녀 어업인 생계 지원과 어업인 수당 확대도 제시했다.
위 지사는 "도민의 장바구니 부담,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 농어업인의 경영 부담을 덜어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현장에서 체감되는 민생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생활의 기본을 행정이 책임지는 '제주형 기본사회'도 주요 축으로 꺼냈다. 주거와 의료, 돌봄, 교통, 에너지 등 생활의 기본 조건을 행정이 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청년기본소득은 현금 지원에 머물지 않고 일자리와 주거, 금융, 문화정책을 묶은 자립 패키지로 추진할 계획이다. 중장년과 노년층의 공공형 일자리를 확대하고 읍면동 통합돌봄 창구와 생활권 돌봄거점도 운영한다.
상급종합병원 지정과 필수의료 확충을 제주형 의료자치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읍면지역에는 '지역책임택시'와 수요응답형 교통, 교통약자 이동지원을 연결해 기본 이동권을 보장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AI는 산업정책과 행정혁신을 관통하는 핵심 수단으로 제시됐다. 위 지사는 'AI 미래기회자치도'를 내걸고 AX 혁신 전담체계와 기술·데이터·AI 분야 규제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체계와 제주형 규제프리존을 통해 기업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실험하고 사업화할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제주형 그린 AI 데이터센터와 AI 컴퓨팅 클러스터 조성도 추진한다. 창업과 실증, 투자, 스케일업, 글로벌 진출을 연결하는 AI 기업 성장사다리도 구축할 계획이다.
위 지사는 "AI가 일부 기업이나 소수의 이익에 머무르지 않고 도민 모두가 함께 누리는 공공의 자산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정에는 'AI 도민비서'와 'AI 행정비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도민이 필요한 공공서비스를 쉽게 안내받고 신청하도록 하고, 공직사회에서는 AI를 활용해 행정서비스의 속도와 정확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AI를 미래산업 육성에만 쓰지 않고 행정 자체의 운영방식을 바꾸는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기후·에너지 분야에서는 2035 탄소중립을 앞세웠다. 풍력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 로드맵을 마련하고 공공·민간 유휴부지에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에너지 이익공유 모델과 바람·햇빛 소득마을을 넓히고 탄소감축 연구·등록센터를 설립해 제주형 탄소시장 기반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후테크와 블루카본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위 지사는 "재생에너지와 AI가 산업을 바꾸고, 산업이 일자리를 만들며, 일자리가 도민의 삶을 바꾸는 선순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재정책에서는 4대 과학기술원 연합캠퍼스와 제주과학기술원 추진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AI와 청정에너지, 우주, 바이오, 모빌리티 분야의 교육·연구 기반을 제주에 구축해 인재가 배우고 일하며 정착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제주4·3과 문화·관광 정책도 주요 축에 포함됐다. 4·3 역사왜곡 대응 법제화와 추가 입법, 명예회복을 추진하고 4·3 아카이브 기록관 건립과 트라우마센터 운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관광 분야에서는 AI를 활용한 스마트 제주관광을 추진해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오랜 갈등현안에는 '숙의'를 전면에 세웠다. 위 지사는 제2공항을 비롯한 주요 갈등현안을 언급하며 "갈등을 외면하지 않고 정치의 도구로 삼지 않겠다"며 "충분히 듣고 설명하고 숙의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현안에는 도민이 신뢰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 절차를 마련하고 갈등관리 전반에 도민 참여를 높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민선9기 도정이 제시한 과제는 넓다. 3000억원 민생 추경과 7000억원 특별보증부터 기본사회, AI 산업, 탄소중립, 과학기술 인재, 4·3, 관광, 갈등관리까지 도정 전반을 아우른다.
그래서 첫 업무보고의 진짜 평가는 정책 목록의 수가 아니라 실행 순서에서 갈릴 수밖에 없다. 어떤 사업을 먼저 시작할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언제까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가 위성곤 도정의 첫 성적표가 된다.
위 지사도 이날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오늘 보고드리는 주요 업무계획은 민선9기 제주도정이 도민께 드리는 약속의 출발점"이라며 "체감하는 변화와 성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도민 먼저, 민생 먼저, 안전 먼저, 책임 있게 일하겠다"며 "제주의 가능성을 대한민국의 미래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민선9기 첫 설계도는 나왔다. 이제 위성곤 도정이 약속을 예산과 제도로 옮기고, 도민의 삶의 변화로 증명할 시간이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