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전국이 물난리… 열차 지연되고 급류에 70대 男 쓸려가기도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경기남부·충청·전북 피해 속출
대전, 출근길 車 침수로 도로 통제
창고에 사람 고립되고 실종사고도
KTX·일반열차 58편 무더기 지연
행안부 "인명피해 예방 최우선"
수도권·강원, 추가피해 주의해야

수도권에 많은 비가 내린 9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의 한 빌라 석축이 붕괴돼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해당 빌라는 총 21세대가 거주하는 4층짜리 건물로, 추가 붕괴 우려를 고려해 현재까지 5가구 주민 7명이 대피를 마쳤다. 뉴시스
수도권에 많은 비가 내린 9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의 한 빌라 석축이 붕괴돼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해당 빌라는 총 21세대가 거주하는 4층짜리 건물로, 추가 붕괴 우려를 고려해 현재까지 5가구 주민 7명이 대피를 마쳤다. 뉴시스

경기 남부와 충청권, 전북 등을 중심으로 호우가 전국을 덮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경북 영주에서 7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고, 전국 시설 피해는 330여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세종과 충북·충남·경북 등에서는 600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했다. 정부는 10일까지 수도권과 강원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위험지역 선제 통제와 주민 대피 체계를 한층 끌어올리기로 했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날 비는 경기 남부와 충청권, 전북을 중심으로 세차게 퍼부었다. 경북 북부에는 최대 170㎜의 폭우가 쏟아졌고, 특히 영주에서는 남성 1명이 하천에서 실종돼 수색 작업도 진행됐다. 이 지역에는 홍수경보와 산사태 경보·주의보가 내려져 주민 18가구 27명이 사전 대피했으며, 130여곳의 통행이 막혔다.

서울에서는 궂은 날씨로 한강버스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운영사 ㈜한강버스는 이날 웹사이트 공지를 통해 잠실·뚝섬·옥수·압구정 선착장의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고 알렸다. 운항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서울 시내에서 비가 가장 집중된 금천구에는 오후 1시까지 73.5㎜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경기 남부에서는 침수와 고립 사고가 오전에 몰렸다. 시흥시 안현동에서 차량 3대가 물에 잠기며 시민 4명이 갇혔다가 구조대원에게 모두 구조됐고, 방산동 도로에서도 차량 침수로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화성시 장안면의 한 산업용품 제조 공장에서는 폭우로 후드가 떨어져 빗물이 새는 사고가 났다.

대전·세종·충남에서도 이른 아침 강수가 집중되며 출근길이 크게 엉켰다. 갑천고속화도로 신일동 인근과 공주 마티터널 대전방향 도로가 한때 통제됐고, 대전 유성구 자운동에서는 침수 차량에 갇힌 2명이 구조됐다. 세종에서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전용도로가 잠겨 버스가 우회하면서 출근 차량까지 몰려 혼잡이 가중됐다. 대전 유성구 송강동에서는 쓸려 내려온 토사가 주차 차량을 덮쳤고, 공주 동학사 인근 식당가도 토사에 파묻혔다. 충북에서는 학교 피해가 잇따라 청주 용아초가 건물 누수로, 운호중·운호고가 운동장 침수로 휴업했다.

인천에서는 남동구 운연동 창고에 고립된 근무자 2명이 구조됐다. 전남광주에서도 나무가 쓰러지고 토사가 흘러내리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별다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철도 운행도 흐트러졌다. 이날 하루 KTX 26편과 일반열차 32편이 제 시각을 지키지 못했다. 낮 기준 KTX는 20~80분, 일반열차는 30~150분씩 지연됐다. 시설 피해 330여건 가운데 공공시설은 290여건, 사유시설이 40여건으로 대부분 공공시설에 몰렸다. 지하공간 침수와 정전 피해도 소수 보고됐다. 농작물 피해 면적은 13㏊가량으로 잠정 집계됐다.

윤호중 중대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11개 중앙부처와 9개 시·도가 참여한 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윤 장관은 인명피해 예방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산사태 위험이 크거나 스스로 대피가 어려운 고령자에 대해 올해부터 본격 가동한 '주민대피지원단'을 활용해 안전하게 대피시키라고 주문했다. 그는 "모든 관계부처와 지방정부는 중대본을 중심으로 범정부 대응태세를 강화하고 위험지역 주민에 대한 사전 대피에 만전을 기해 달라"며 "빗물받이와 우수관로 등이 막혀 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반복적으로 점검하고 정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비는 정체전선이 북상하며 수도권·강원 쪽으로 세력을 옮기는 흐름이다. 이미 지반이 물을 머금은 중부 내륙에서는 적은 비에도 산사태나 축대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앞서 지난해 7월에도 충청권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반복되며 인명·시설 피해가 잇따른 바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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