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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술 받고 돈 버실래요?"···진단서 뜯어고친 치과의사 [거짓을 청구하다]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개업 치과의사 A씨, 손님 늘리려 진단서 조작 제의
치조골 시술 한 차례 후 수차례 한 것으로 꾸며
이를 통해 환자들은 총 2700만원 부당 취득
A씨는 3개 혐의로 재판 넘겨져..벌금 2500만원

사진=챗GPT
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그도 제대로 치과의원을 운영해보려고 했다. 대출도 많이 당겼고, 가지고 있던 돈도 대부분 털었다. 하지만 목이 좋지 않아서였을까, 개업 후 며칠은 손님이 좀 오는 듯하더니 이내 발길이 줄어들었다.

인터넷 마케팅도 알아봤지만 생각보다 금액이 비싸 몇 번하고 말아버렸다. 그러다보니 금리는 오르고 매달 대출 상환일은 다가오는데, 매출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치과의사 A씨 머리는 급기야 이상한 쪽으로 돌아갔다.

"진단서 쪼개드릴게요"

손님을 제대로 포섭하려면 '선을 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결국 불법적인 아이디어에까지 생각이 미쳤다. A씨는 자기 돈은 쓰지 않으면서, 손님들 구미를 당길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보험금을 더 타게 해주자는 전략이었다. 치조골(치아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골 조직) 이식 수술이 필요했지만 비용 때문에 고민하고 있던 환자에게 해당 치료를 돈 내지 않고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추가금까지 취할 수 있다고 꼬드겼다.

실제 시술은 1회 진행하지만 2~3번에 걸쳐 한 것처럼 진단서를 끊어줄 테니 이를 보험사에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망설이던 환자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A씨 얘기를 듣고 가담하는 데 동의했다.

A씨는 그 이후로 시술 및 수술 횟수는 늘리거나, 하지 않은 시술을 진단서에 기입하거나, 시술 일자를 조작하는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해당 환자가 주위에 이를 소개하면서 손님도 많아졌고, 이들은 과감하게 시술을 결정했다. 소문을 듣고 온 환자들은 오히려 대뜸 이를 요구하기도 했다.

A씨는 멈출 수 없었다. 이후 2년 동안 총 10차례 넘게 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했다. 이를 통해 환자들이 편취한 보험금 액수도 총 2700만원가량이었다.

"죄질 불량..직접 취득은 없어"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허위진단서 작성,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방조 등이었다. 사기방조 혐의도 적용됐다. 환자들이 자신이 거짓으로 꾸며준 진단서 등을 근거로 보험금을 편취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이를 방관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범행의 경위와 내용·수단, 방법 등에 비추어 죄질이 불량하고 범행이 장기간에 거쳐 여러 차례 반복됐으며 보험금 액수도 적지 않다"며 "피해자(보험사)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환자들 요구에 의해 수동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을 통해 직접 취득한 불법수익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A씨에겐 벌금 2500만원이 선고됐다.

[거짓을 청구하다]는 보험사기로 드러난 사건들을 파헤칩니다. 금욕에 눈멀어 생명을 해치고 '거짓을 청구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매주 토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 기사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 페이지를 구독해 주세요.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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