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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아이 구하고 식물인간 된 男…매일 밤 남편 '이곳' 깨물어 깨워낸 아내 '기적'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식물인간이 된 남편의 발가락을 깨무는 아내. 출처=SCMP
식물인간이 된 남편의 발가락을 깨무는 아내. 출처=SCMP

[파이낸셜뉴스] 추락하는 아이를 온몸으로 감싸 구한 뒤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남편을 5년간 지극정성으로 간호해 끝내 깨워낸 중국의 한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에 사는 전직 유치원 미술 교사 송메이(45) 씨는 최근 병상에 누운 남편 자오진첸 씨로부터 감격스러운 고백을 들었다. 남편이 사고로 의식을 잃고 누워 지낸 지 약 5년 만에 힘겹게 꺼낸 첫마디는 "송메이, 사랑해"였다.

부부의 비극이자 기적은 지난 2019년 10월 시작됐다. 평소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무료로 그림을 가르치던 아내 송 씨와, 건설 현장에서 방수공으로 일하며 산간 지역 학생들을 후원하던 남편 자오 씨는 넉넉지 않아도 늘 선행을 베풀며 살아온 앙상블 부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자오 씨는 한 창고의 낡은 석면 지붕 위에 발이 빠진 채 고립된 세 살배기 아이를 발견했다. 그는 주저 없이 지붕 위로 올라가 아이를 품에 안았으나, 그 순간 노후화된 지붕이 무너지며 약 6m 아래 콘티트 바닥으로 추락했다.

찰나의 순간 자오 씨는 아이를 가슴에 꼭 품고 자신의 몸으로 충격을 전부 받아냈다. 덕분에 아이는 긁힌 상처 하나 없이 무사했지만, 자오 씨는 머리부터 떨어지며 중증 개방성 두부 손상, 뇌출혈, 다발성 두개골 및 경추·늑골 골절이라는 치명적인 중상을 입었다.

의료진은 그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며, 다시 의식을 되찾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절망적인 진단을 내렸다. 자오 씨는 응급실에서 CT 검사를 받기 직전 잠시 눈을 떠 "아이는 괜찮냐"고 물은 뒤, 아내의 "무사하다"는 답변을 끝으로 깊은 코마(식물인간) 상태에 빠져들었다.

아내가 찾은 '후각·촉각 치트키'

아내 송 씨는 절망하는 대신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의 전담 간병인이 되었다. 매일 몸을 닦아주고 마사지를 하며 끊임없이 말을 걸었고, 생계를 위해 밤마다 그림을 그려 온라인으로 판매하며 두 자녀를 키웠다. 하루에 4시간도 채 자지 못하는 혹독한 생활이었다.

여기에 감동한 주변의 온정도 이어졌다. 구조된 아이의 아버지는 자신들 역시 형편이 어려웠음에도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4만 5000위안(약 1000만 원)의 치료비를 보탰다.

그러던 중 송 씨는 의사로부터 "말초 신경 회복을 위해 손가락과 발가락에 강한 자극을 줘 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손이나 도구로는 자극이 약하다고 느낀 송 씨는 우연히 남편의 발가락을 이로 가볍게 깨물었고, 순간 남편의 발이 미세하게 까딱이는 것을 발견했다.

송 씨는 매일 남편의 발을 깨끗이 씻긴 뒤, 위생을 위해 발에 투명한 비닐봉지를 씌우고 맨발가락을 이로 꾹꾹 깨물며 수년간 신경을 자극했다. 뇌로 가는 말초 신경 회복 신호를 주기 위함이었다. 주변에서는 다른 도구를 쓰라고 만류했지만, 아내의 가장 원초적이고 절박한 헌신은 매일 반복됐다.

지독한 헌신은 결국 기적을 불렀다. 사고 후 5년이 지난 2024년 봄부터 남편 자오 씨는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했고, 외부 자극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달 30일,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사랑한다는 말을 건넸다. 재활 치료 중 글씨 연습을 할 때도 가장 먼저 받아 적은 단어는 아내의 이름 '송메이'였다.

현재 자오 씨는 타인의 말을 완벽히 이해하고 손을 들어 소통할 수 있으며, 부축을 받으면 잠시 발을 땅에 딛고 일어설 수 있을 정도로 신체 기능이 호전됐다. 자오 씨는 지난 2021년 정부로부터 '의로운 행동 영웅' 표창을 받기도 했다.

송 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주변에서 앞으로의 길이 너무 험난하다고 말하지만, 부부는 원래 어려움을 함께 견디는 존재"라며 "의학적으로 최고의 치료법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남편과 함께 긴 세월을 끝까지 걸어갈 것"이라고 덤덤히 소회를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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