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들 "인플레 아직 안 끝났다"…채권 대신 현금, 韓은 차익실현 [fn마켓워치]
스테이트스트리트, 위험선호지수 0.45…최근 4년래 최고 수준
기관투자자들, 인플레이션 재확산 경계 속 듀레이션 확대는 여전히 주저
한국 비중확대 축소 지속…대만·중국은 매수세 이어져
美 기술주·달러 캐리 선호 유지…"위험회피 아닌 포지션 조정"
[파이낸셜뉴스] 기관투자자들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위험자산 선호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리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채권 대신 현금을 늘리고, 한국 주식에 대해서는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10일 글로벌금융 서비스 기업 스테이트스트리트가 집계한 6월 위험선호지수(Risk Appetite Index)는 0.45를 기록하며 지난 4년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기관자금은 위험자산을 급격히 줄이지 않았고, 오히려 미국 주식과 기술주에 대한 선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6월 한 달간 기관투자자들의 주식 비중은 12bp 감소한 반면 현금 비중은 16bp 증가했다. 채권 비중은 사실상 변화가 없었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불확실성이 재부각되는 상황에서 장기채 투자보다는 현금 보유를 통해 위험을 관리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기관투자자들이 현재 인플레이션을 구조적 위험이라기보다 단기적 부담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행동기반 위험 점수(Behavioral Risk Score)는 큰 폭으로 반등하며 자산운용사들이 단기 뉴스보다 기업 실적과 금리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역별 자금 흐름에서는 차별화가 뚜렷했다.
기관들은 이미 비중확대 상태인 미국 주식과 기술주를 추가 매수했지만 매수 강도는 다소 둔화됐다. 유럽에서는 금융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됐으며, 덴마크와 프랑스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반면 독일은 매도세가 이어졌다.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대만의 흐름이 엇갈렸다. 한국은 비중확대 포지션을 줄이는 매도세가 지속된 반면, 대만은 이미 높은 비중확대 상태에서도 추가 매수가 유입됐다. 중국 역시 수년간 이어진 비중축소 전략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며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약세 베팅이 지속됐다. 다만 단기금리 상승 영향으로 달러 매도 강도는 이전보다 완화됐다. 반면 원화와 위안화에는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고, 대만달러에서는 자금 유출이 관찰됐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국채 기피 현상이 이어졌다. 기관투자자들은 명목국채보다 물가연동국채(TIPS)를 선호하며 인플레이션 헤지에 집중했다. 영국 국채에 대한 투자심리도 최근 3년 사이 가장 부정적인 수준까지 악화됐으며, 독일 국채 역시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공급 부담이 투자 판단 변수로 부상했다.
다니엘 제라드 스테이트스트리트 멀티에셋 전략가는 "기관투자자들은 전쟁과 무역 갈등, 인플레이션,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모두 감안하면서도 여전히 위험자산 선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 시장의 핵심 변수는 경기침체가 아니라 인플레이션과 금리 경로"라고 진단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번 기관자금 흐름을 단순한 위험회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식 비중을 일부 줄였지만 채권 대신 현금을 선택한 것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즉 위험자산을 떠난 것이 아니라 향후 투자 기회를 염두에 둔 '대기성 자금' 성격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