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다시 사볼까" 꿈틀대는 빚투
주가 조정받자 저가매수 움직임
신용융자·위탁매매미수금 늘어
"변동성 계속 주의해야" 의견도
줄어들던 '빚투(빚내서 투자)'가 반등세를 타고 있다. 최근 확대된 변동성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반도체주 저가매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7조1999억원을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는 지난달 22일 38조5312억원에서 지난 7일 37조654억원까지 감소하다가 반등한 모습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상환하지 않은 금액이다.
최근 국내 증시 하락세 지속에 개인 투자가 축소되는 양상이었지만, 충분한 조정이 이뤄졌다고 판단한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지난 달 22일부터 지난 8일까지 19.95% 내렸다. 특히 지난 8일은 전 거래일 대비 5.35% 내린 7246.79에 마감해, 종가 기준 지난 5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낸 바 있다.
위탁매매 미수금 규모도 다시 늘고 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지난달 25일 2조688억원에서 이달 7일 1조1409억원으로 줄었으나, 지난 8일 1조3911억원으로 증가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2영업일 이내 대금을 갚는 '초단기 빚투'이다.
특히 개인 자금은 여전히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주로 쏠리는 양상이다. 이달 들어 개인은 △SK하이닉스 8조2335억원 △삼성전자 4조9374억원 △삼성전기 5407억원 등 순으로 사들였다. 이들 종목은 이달 △SK하이닉스 17.74% △삼성전자 14.67% △삼성전기 27.47%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아직 반도체주의 고점은 오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올해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 국면이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 실적 모멘텀 감소 요인이 없어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가 급락을 연이어 맞다 보니, 노이즈를 평소보다 확대 해석하려는 분위기가 조성 중"이라며 "역설적으로 이번 급락을 통해 바닥권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등장하고 있다. 과거의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미국 상호관세 발표 등 외부 위기에 처했거나 임박했다는 신호가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급락을 맞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고점론의 핵심은 현재 이익이 정점이라는 우려다. 그러나 현재는 급락을 정당화할 고대역폭메모리(HBM) 장기계약 축소, 서버 D램 가격 둔화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최근 뉴스는 AI 설비투자(CAPEX) 축소가 아닌 병목 자산 선점 경쟁을 보여주고 있다. 메타와 마이크론 모두 인프라 확대 등 계약을 발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분간 변동성 확대 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강세장을 진단할 수 있는 지표가 모두 정점으로 무르익은 단계는 아니라 증시의 추세 전환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면서도 "다만 과열된 투자심리와 높은 변동성이 상존하는 만큼, 이달 빅테크 실적 발표 기간까지는 일정 수준의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