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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쎈충남' 간판도, 8년 탄 차도 그대로"...박수현의 '실용 행보' 눈길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 8년 달린 '1호차'·13년 된 책상 고수… 철거·교체비 수십억 혈세 지켰다
- "김태흠의 흔적도 도민이 선택한 역사"...전임자 성과 인정 대통합 메시지

충남도청 북측 지하주차장 진입로에 설치된 도정홍보 입체간판. 민선 8기에 설치된 이 간판은 도정 계승 의지를 밝힌 민선 9기 박수현 충남지사의 뜻으로 철거 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 충남도 제공
충남도청 북측 지하주차장 진입로에 설치된 도정홍보 입체간판. 민선 8기에 설치된 이 간판은 도정 계승 의지를 밝힌 민선 9기 박수현 충남지사의 뜻으로 철거 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 충남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홍성=김원준 기자] #.민선 9기 '통(通)하는 충남'이 출범한 지 보름이 지나고 있지만, 충남도청 정문과 내포신도시 관문에는 여전히 전임 민선 8기의 도정 비전인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 입체 간판이 불을 밝히고 있다. 새로운 지방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최우선으로 전임 지사의 흔적을 지우고 수억원을 들여 새 간판을 내걸던 구태와 비교하면 이례적인 풍경이다.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던 '전임자 지우기'의 정치 관행을 깨뜨린 박수현 충남지사의 실용주의적 행보가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청사 안팎과 홍북터널 등 도정 비전 구조물·표지판 72개 중 민선 8기 비전인 '힘쎈충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곳은 모두 7개다.

이는 박 지사의 '전임 도정 계승' 의지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박 지사는 취임 전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 좋은 문구 아니냐"라며 교체를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1일 취임사에서도 "양승조 지사님의 '복지충남', 김태흠 지사님의 '힘쎈충남'은 모두 도민의 요구에 응답한 역사로서 존중받아야 마땅하다"며 도정 계승 의지를 확실하게 내비쳤다. 여야 진영논리를 떠나 전임자의 성과를 인정하고 안고 가겠다는 대통합의 메시지라는 게 충남도의 설명이다.

집무실 집기와 의전 차량에서도 박 지사의 '형님 먼저' 식 미풍양속과 실리주의가 묻어난다. 박 지사는 집무용 의자 단 2개만을 새로 구입했을 뿐, 2012년 도청 이전 당시 구입해 13년째 수리해 쓰고 있는 책상과 소파 등 61개의 집기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도지사 전용차량인 '1호차' 역시 민선 7기 시절인 2018년 7월에 등록돼 무려 8년 동안 충남 전역을 누빈 노후 승용차를 그대로 탄다. 심지어 전임 지사의 이름이 인쇄된 도정신문 포장 비닐조차 폐기하지 않고 소진될 때까지 사용키로 했다.
이러한 박 지사의 파격 행보는 행정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세수 부족에 시달리는 지방재정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청사 간판 교체와 행정 서식, 기관 상징물(CI) 재정비 등에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혈세가 낭비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비전 간판 철거와 재설치에만 수억원이 들고, CI 교체까지 전면 감행할 경우 약 30억원 안팎의 예산이 소요된다"면서 "가뜩이나 녹록지 않은 재정 여건 속에서 박 지사의 용단으로 거액의 세금을 아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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