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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감원장 "운용사 '복사·붙여넣기식' 의결권 공시 개선해야"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의결권 행사 사유 형식기재 운용사 42.4%

ETF 거짓·과장광고 자정‧괴리율 관리 주문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형식적인 의결권 행사 공시 등을 개선하고 주주권 행사 관련 내부통제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최근 급성장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거짓·과장광고를 막기 위한 업계 자정 노력과 시장가격 괴리율 관리를 강조했다.

금감원은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이 원장과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 자산운용사 20곳의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현황과 주주권 행사 체계 점검 결과, ETF 시장질서, 모험자본 공급 방안 등이 논의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공·사모펀드의 의결권 행사율은 2024년 79.6%에서 2025년 91.6%, 올해 91.8%로 상승했다. 의결권 반대율도 같은 기간 5.2%에서 6.8%, 8.2%로 높아졌다.

다만 의결권 행사 사유를 형식적으로 기재하는 관행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점검 대상 285개 자산운용사 중 121개사(42.4%)는 절반이상의 의결권 행사 사유를 '주주총회 영향 미미'나 '주주권 침해 없음' 등 상투적인 문구로 기재했다.

이 원장은 "펀드 의결권 행사 및 공시는 운용사가 투자자의 대리인으로서 피투자회사의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과 이행 결과를 보고하는 중요한 창구"라며 "투자자와 실질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의결권 행사 정책과 공시 체계를 내실 있게 정비해 달라"고 말했다.

주주권 행사를 뒷받침하는 내부통제강화도 당부했다. 금감원 점검 결과 전담조직, 수탁자책임위원회, 핵심성과지표(KPI) 등 내부 관리체계를 갖춘 운용사가 주주 활동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업무의 실질적 변화는 적절한 조직 구성과 합당한 성과보상에서 나온다"며 "주주권 행사 관련 내부통제 체계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도록 CEO가 직접 챙겨 달라"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올해 주주권 행사 체계 모범사례로 삼성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VIP자산운용을 선정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은 2년 연속 양호 평가를 받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은 전년보다 평가 결과가 뚜렷하게 개선된 회사로 제시됐다.

ETF 시장의 거짓·과장광고에 대해서도 업계의 자정 노력을 요구했다.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2022년 78조5000억원에서 2023년 121조1000억원, 2024년 173조6000억원, 2025년 297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5월 말에는 5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원장은 "투자자는 ETF를 직접 선택하는 과정에서 운용사 광고에 주로 의존하므로 운용사의 거짓·과장광고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며 "업계에 모범이 돼야 할 대형 운용사에서 이러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 점은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 제작과 자체 심의 과정에서 정확한 투자 정보가 전달되도록 하고, ETF 운용 과정에서는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와 함께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사이의 괴리율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자산운용사에는 모험자본 공급 확대도 주문했다. 유망기업 등을 발굴해 투자자금을 공급하고 기업 성장에 따른 성과를 투자자들에게 분배하는 자본시장의 선순환 구조에 기여해야 한다는 취지다.

운용업계 참석자들은 주주권 행사 강화를 위해서는 전담조직과 인력 등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며 우수 기관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전문인력 양성, 관련 제도 개선 등을 건의했다. ETF 시장에서는 운용사 간 '상품 베끼기' 관행을 업계 스스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한편 금감원은 7~8월 중 공·사모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공시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설명회에서는 이번 점검 결과와 점검 기준, 미흡·모범사례 등을 실무 담당자에게 안내할 예정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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