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선 12% 뛰었는데…SK하이닉스 본주 10%대 급락
ADR 상장 첫 거래 흥행에도 장중 200만원선 붕괴
[파이낸셜뉴스] 미국 나스닥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한 SK하이닉스가 첫 거래에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국내 본주는 10% 넘게 급락했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외국인 매도와 차익실현 매물이 주가를 끌어내렸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상장을 계기로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9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10.55% 내린 195만원에 거래됐다. 일부 외국계 기관이 'ADR 매수·본주 공매도' 전략을 제시한 데다 국내 증시 전반의 위험회피 심리와 차익실현 매물이 겹치면서 ADR 상장 호재가 주가에 반영되지 못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한 SK하이닉스 미국예탁주식(ADS)은 공모가(149달러) 대비 12.76% 오른 168.01달러로 첫 거래를 마쳤다. ADS 1주는 국내 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하는데 이를 환산하면 국내 본주 종가(218만원)보다 약 15.8%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대만 TSMC 사례와 마찬가지로 미국 상장 주식이 국내 원주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역 김치 프리미엄'이 현실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는 이러한 프리미엄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시간이 지나면서 국내 본주 가치도 함께 재평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업황과 무관하게 ADR 상장 이벤트만으로도 본주는 최소 8~18%의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SK하이닉스가 그동안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보다 할인된 평가를 받아왔지만 미국 상장을 계기로 밸류에이션 격차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과거 TSMC 사례도 근거로 제시했다. 김 센터장은 "챗GPT 3.5 출시 당시 TSMC는 미국 ADR이 먼저 상승한 뒤 국내 본주가 시차를 두고 뒤따랐고, 본주 상승폭은 ADR의 약 4분의 3 수준이었다"며 "SK하이닉스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비교기업인 마이크론과 비교하면 국내 반도체 업종이 받아온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이 축소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시장지배력과 수익성을 고려하면 단순한 디스카운트 해소를 넘어 프리미엄 구간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미국 주요 지수 편입 여부와 본주·ADR 간 차익거래 가능성이다. 증권가는 이번 상장 규모 등을 감안하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 편입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최소 3개월의 거래 이력과 6개월의 유동성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예상 편입 시점은 2027년 9월로 전망된다. 나스닥100지수는 현재 편입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고려할 때 단기 편입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장기적으로는 전환 물량 확대 가능성이 남아 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예탁증서(F-6) 서류에 따르면 ADS 수탁 한도는 약 17억8000만주로 이번 공모 물량의 약 10배 규모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약 25%에 해당하며, 이번 공모 물량을 제외해도 약 22.5%의 추가 발행 여력이 있다.
김 연구원은 "TSMC도 ADR 비중을 상장 당시 2.9%에서 현재 20.5%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ADR 프리미엄을 조절했다"며 "SK하이닉스 역시 ADR 비중 확대 과정에서 본주와 ADR이 함께 재평가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