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알지? 싸워" 홍명보 패러디한 의정부고 졸업사진... "올해도 역대급" 터졌다
[파이낸셜뉴스] 매년 날카로운 시사 풍자와 기발한 패러디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는 경기 의정부고등학교의 3학년 졸업사진이 올해도 베일을 벗었다. 한 해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이슈를 총망라하는 의정부고의 전통답게, 학생들은 역대급 아이디어로 무장해 대중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13일 의정부고등학교 방송부 'UHBS'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3학년 학생들의 졸업사진 70여 장을 전격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 속에는 올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주요 인물들과 드라마, 온라인 밈(meme)이 고스란히 담겼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재계와 스포츠계를 뒤흔든 인물들의 패러디였다. 지난 6월 방한해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깜짝 회동을 가져 화제가 됐던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등판했다. 황 CEO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정 가죽 재킷을 입고 한손에 그래픽 카드를 든 학생의 옆에는, 회동 장소였던 '깐부치킨'의 치킨을 표현하기 위해 얼굴을 온통 갈색으로 칠한 학생이 동반 출연해 폭소를 유발했다.
스포츠계에서는 2026 북중미 월드컵 경기와 관련해 축구 팬들의 주목을 받았던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패러디가 압권이었다. 한 학생은 쿠팡플레이 다큐멘터리 '국대: 로드 투 노스 아메리카'에서 홍 전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호통을 치며 남긴 유행어인 "단어 알지? 싸워"라는 문구와 칠판에 적힌 'FIGHT' 글자까지 완벽히 재현했다.
또 다른 학생은 홍 전 감독 분장을 한 채 손흥민 선수로 분장한 학생을 뒤에서 지긋이 바라보거나 꾸짖는 듯한 연출을 선보여 축구계 이슈를 위트 있게 짚어냈다.
대중문화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활약도 돋보였다. 최근 '거제, 야호!'라는 밈으로 음원 차트 역주행 신화를 쓴 대세 걸그룹 '리센느(RESCENE)' 미나미의 갸루 콘셉트를 소화한 학생부터, 시청률 20%를 돌파한 인기 드라마 '김부장'과 넷플릭스 '참교육'의 감독관 복장을 그대로 복사해 온 듯한 학생들의 높은 싱크로율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과 엄흥도를 진중하면서도 유쾌하게 표현한 학생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외에도 코미디쇼 SNL 코리아의 화제 코너인 '스마일 클리닉'의 피부과 직원들, '토이스토리', '슈퍼마리오', '아기공룡 둘리', '피카츄' 등 시대를 아우르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분장들이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의정부고등학교의 이 독특한 졸업사진 전통은 지난 2009년 무렵부터 온라인상에서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기 시작해 올해로 약 17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단순한 추억 남기기를 넘어 당대 사회의 흐름을 날카롭고 유머러스하게 투영하는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상당수 학생들은 고등학교 3학년 학기 초부터 어떤 패러디를 할지 밤새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UHBS가 공개한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올해 라인업도 거를 타석이 없다", "고등학생들의 창의력과 센스에 감탄하고 간다", "이쯤 되면 한 해 일기장을 보는 기분"이라며 뜨거운 찬사를 보내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