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꺾이면 목표 흔들… 고용없는 성장·양극화 과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3·4·5 경제비전
3대 메가프로젝트 1000조 투자
내년 재정지출 800조원대 후반
2년간 경상수지 흑자 5300억弗
전문가 "규제 풀고 입법 뒷받침"
집권 2년 차를 맞은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3·4·5 경제 대도약' 비전은 과감하면서도 도전적이다.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를 달성하겠다는 것으로, 어느 하나 쉽게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다. 정부는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과 100조원을 넘는 폭발적인 세수 증가를 토대로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역대급 반도체 호황이 일자리를 충분히 견인하지 못하는 '고용 없는 성장'은 양극화를 심화해 우리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도체 가격 급등과 공급자 우위 시장을 기반으로 한 슈퍼사이클이 어느 정도 지속될지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크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담대한 비전과 적극적인 경제 부흥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분위기도 급반전할 수 있다"며 규제를 과감히 풀고 관련 입법을 원활히 뒷받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잠재성장률 3% 가능한가
14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면서 "정부는 '3·4·5 경제비전' 달성을 목표로 대체 불가 대한민국으로의 도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3·4·5 비전'은 달성이 쉽지 않은 목표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올해 1.7%, 내년에는 1.5%로 계속 낮아질 전망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생산성 하락, 과도한 규제와 부진한 구조개혁으로 경제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어 잠재성장률은 추세적으로 0%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극복해야 할 성장률 격차는 2%p에 이른다. 이를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위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민관이 100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경제구조를 혁신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올해와 내년 150조원 이상의 추가 세수와 확장재정을 통해 투자와 생산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 재정지출을 올해보다 10% 늘어난 800조원대 후반의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한다.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은 1990년대 후반 대규모 정보기술(IT) 투자로 자본과 총요소생산성을 끌어올려 잠재성장률 반전에 성공한 미국의 사례를 들면서 "3·4·5 비전의 달성 시기는 단정할 수 없다"면서도 "지금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기회로 압도적인 자본투자를 하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면 해볼 만한 목표"라고 말했다.
'수출 세계 4강'은 현재 5위에서 한 단계 끌어올리는 수준으로, 가장 달성 가능성이 높은 목표로 평가된다. 올해와 내년 반도체 수출 호황이 이어지면서 2년간 경상수지 흑자는 총 53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올해 3만9000달러선으로 전망된다. 5만달러 달성 여부에는 환율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빼면 '고용 없는 성장'
반도체 중심의 경제 도약이 가져올 성장의 온기가 경제주체 전체에 고루 퍼질지는 미지수다. 이번 성장전략의 핵심 동력이 반도체 등 일부 첨단산업에 집중돼 있어 산업 간·계층 간 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이 생산과 투자 확대로 이어지더라도 고용 증가로 연결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AI 전환과 자동화 확산으로 기업 투자가 늘어도 신규 채용 효과는 제한적인 데다 첨단산업과 전통 제조업·서비스업 간 생산성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김찬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