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징징대지 마라"...'300만닉스' 다시 가려면 필요한 9가지 경우의 수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를 주도하던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주가 200만 원 선을 내주자, 온라인상에서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진출 시나리오를 본뜬 이른바 'SK하이닉스 주가 300만 원 재진출 경우의 수' 패러디 빙고판이 등장했다.
15일 각종 금융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실적 시즌 조합별 300만 재진출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이미지 파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의 32강 진출 경우의 수를 따지던 빙고판을 패러디한 것이다.
해당 표는 SK하이닉스 주가가 다시 300만 원 고지를 탈환하기 위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할 글로벌 반도체 및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조건을 일목요연하게 나열했다.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르는 것은 오는 16일 실적을 발표하는 대만 TSMC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세계 1위인 TSMC가 글로벌 AI 칩 수요를 증명하는 '강한 감동' 수준의 실적을 내놓아야 반도체주 전반의 투심을 깨울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어 24일에는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시장의 모든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하며 바닥을 다져줘야 한다.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 지속 여부도 핵심 열쇠로 꼽혔다. 27일 구글의 실적 개선 및 설비투자(CAPEX) 확대를 시작으로, 30일과 31일로 예정된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3총사'가 AI 랠리의 지속력을 담보할 CAPEX 증액을 연이어 선언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하이닉스 본체의 실적 발표일인 29일에는 스토리지(저장장치) 전문 기업인 씨게이트와의 동반 어닝 서프라이즈가 필수 시나리오로 지목됐다. 특히 최근 중국 CXMT(창신메모리)의 D램 채택 검토설로 국내 업계를 긴장시킨 애플(31일 발표)에 대해서는, 한국 반도체 생태계를 흔들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 '징징대지 않을 필요'라는 날 선 풍자를 더했다.
과거 월드컵 경우의 수 판은 9개 시나리오 중 3개만 맞아도 진출이 가능했으나, 이번 SK하이닉스 버전은 9개 조건이 단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최상'으로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극히 희박함을 자조적으로 드러냈다.
이를 본 투자자들은 "경우의 수를 따지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전황이 극도로 악화했다는 증거", "축구보다 확률이 낮아 눈물이 난다"며 씁쓸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개미들이 이처럼 풍자 섞인 희망회로를 돌릴 만큼 실제 시장 지표는 냉혹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5.37% 폭락한 184만 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상장 이래 역대 최대 일일 하락률이다. 지난달 25일 장중 기록했던 역사적 신고가(298만 7000원)와 비교하면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고점 대비 무려 38%의 주가가 증발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