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집 없다" 무주택자 되는 것도 첩첩산중?...발목 잡은 규제들 보니 [부동산 산책]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산책'은 전문가들이 부동산 이슈와 투자 정보를 엄선해 독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매각 기사가 나왔습니다. 집을 처분하겠다고 밝힌 시점은 올 2월입니다. 생각보다 매각이 늦어진 이유는 각종 규제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규제들이 분당 아파트 처분에 발목을 잡은 것일까요.
우선 가장 먼저 발목을 잡은 것은 토지거래허가구역입니다. 토허제 구역으로 지정되면 실사용 목적으로만 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실사용 목적은 실거주입니다. 문제는 실거주 요건이 매수자만 제한하는 게 아니라 매도자도 처분을 어렵게 한다는 것입니다.
현 규정에 따르면 허가일로부터 4개월 내에 실거주를 해야 합니다. 사실상 매도자가 실거주 중이거나 공실 상태인 집만 처분할 수 있습니다. 세입자가 있으면 (세입자의) 동의를 받아야만 처분이 가능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사비' 명목으로 돈을 주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입자가 절대 안 된다고 나서면 아무것도 안 됩니다.
국토부는 올 5월 세입자가 있는 주택 전체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확대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당초 5월 9일 시행됐던 토허제 예외는 다주택자만 적용 대상입니다. 이번 안은 비거주 1주택자도 토허제 예외로 풀었습니다.
그렇다면 집이 쉽게 팔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거래하기 힘든 문제가 있었습니다. 대출이 안 나오는 것입니다. 15억 이하 6억, 25억 이하 4억, 25억 초과 2억까지만 대출이 나옵니다. 분당 대형 평형은 25억이 넘습니다.
문제는 2억도 다 받기가 어렵다는 것인데요. 국토부는 1주택자도 매도시 세입자의 동의를 안 받아도 처분할 수 있게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무주택 매수자로서 세 만기에는 실거주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한 것입니다.
최소한 이런 경우는 전세 퇴거자금대출이라도 받을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이게 안 됩니다. 정상 입주가 가능한 물건 보다 담보대출 측면에서 제한이 있어서 매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생기게 됩니다.
또 무주택자만 매수를 하도록 조건을 걸어서 매수자 폭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실거주 유예를 받을 수 있는 매수자 요건은 '발표일부터 계속 무주택을 유지한 자'로 한정한다고 돼 있습니다.
즉, 지금 집을 보유한 1주택자가 집을 처분한 뒤에 해당 혜택을 이용하지도 말라고 '발표일부터 무주택을 유지한 사람'이라는 조건이 탄생한 것입니다. 대출을 다 막아서 더 구매하기 까다로운 조건이라는 점은 인식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매도 소식이 늦어지자 매도 자체를 못 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이유는 바로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규정 때문입니다.
관련 법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 사업은 조합설립인가 후, 재개발 사업은 관리처분인가 후 조합원 지위를 넘길 수 없습니다. 따라서 조합설립인가 전에는 팔아야 합니다. 분당 양지마을 재건축의 경우 신탁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을 했습니다. 조합방식의 조합설립인가에 준하는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가 나면 조합원 지위가 넘어갈 수 없습니다.
예외 사항은 있습니다. 1세대 1주택자로 10년 보유, 5년 거주를 한 사람은 조합설립인가가 나도 조합원 지위승계가 가능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조건을 충족했으나, 지분 증여를 받은 김혜경 여사는 10년 보유 요건을 못 맞춘 것입니다. 상속의 경우는 소유 및 거주 기간 승계가 가능하지만, 증여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급매로 시세보다 2억 정도 저렴하게 처분했다고 합니다. 토지거래허가 등의 절차를 끝냈으며 계약이 곧 진행된다고 합니다. 단 문제는 아직 완벽하게 끝난 것이 아닙니다.
바로 소유권이전이 조합설립인가(사업시행자지정고시) 전에 끝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계약만 한 상태에서 조합설립인가가 나버리면 매수자는 조합원 지위 승계를 받지 못하고 현금청산자가 돼 버립니다.
현재 시장은 규제들이 하나하나 중첩되면서 거래에 많은 제약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수많은 규제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집값 안정과는 거리가 먼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이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