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 품으로"… 제주4·3 행불희생자 진혼제
제25회 행방불명희생자 진혼제 봉행
유족·도민 등 500여명 참석 추모
평화공원에 행불인 표석 4138기
올해 희생자 7명 신원 확인·귀향
전국·해외 유해 발굴 확대 추진
유족 채혈 참여·4·3특별법 개정 촉구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이름도, 무덤도 찾지 못한 제주4·3 행방불명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마지막 한 사람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겠다는 다짐이 제주4·3평화공원에 울려 퍼졌다.
19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25회 제주4·3 행방불명희생자 진혼제가 전날인 18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표석 위령제단에서 봉행됐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주최하고 제주4·3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가 주관한 진혼제에는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송영훈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고의숙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임문철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유족과 도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진혼제는 추모공연을 시작으로 국민의례와 헌화·분향, 경과보고, 주제사, 진혼사, 추도사 순으로 진행됐다.
한문용 제주4·3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장은 주제사에서 78년 전 국가폭력으로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하고 전국 각지에 남아 있는 행방불명 희생자의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을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한 회장은 "지난해 제주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지만 역사 왜곡과 폄훼가 계속되고 있다"며 처벌 근거를 담은 제주4·3특별법 개정을 촉구했다.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진혼사에서 적법한 절차 없이 타지 형무소 등에서 희생된 행방불명 영령들을 기리고 연좌제와 사회적 낙인 속에서 오랜 세월 고통받은 유족들을 위로했다.
김 회장은 "과거사정리기본법 개정으로 세종 추모의 집에 안치된 유해의 신원이 확인되면 가족에게 인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만큼 국가가 법 개정 취지에 맞게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추도사에서 "제주4·3은 진상규명과 국가기념일 지정, 가족관계 정정, 배·보상에 이르기까지 많은 성과를 쌓았지만 행방을 알 수 없는 희생자와 유족의 아픔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위 지사는 올해 대전 골령골과 경산 코발트광산, 제주공항 등에서 발굴된 행방불명 희생자 7명이 신원을 확인하고 제주로 돌아올 수 있었던 배경으로 유족들의 채혈 참여를 꼽았다.
이어 "마지막 한 분의 행방불명 희생자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내외는 물론 해외 유해 발굴과 유전자 감식 사업을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제주4·3평화공원에 설치된 행방불명 희생자 표석은 모두 4138기다. 지역별로는 제주 2206기, 경인 576기, 영남 445기, 호남 420기, 대전 270기와 예비검속 희생자 221기로 구성됐다.
행방불명희생자 진혼제는 제주4·3 당시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살아온 유족들의 한을 풀기 위해 해마다 봉행되고 있다.
제주도는 전국 각지의 유해 발굴과 유전자 감식, 유족 채혈을 확대하는 한편 제주도교육청과 협력해 제주4·3의 피해 치유와 미래세대 교육을 잇는 평화·인권교육을 추진할 방침이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