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특사경이 놓친 '중개사 담합'… "수사 보완·통제 장치 둬야"[기로에 선 보완수사권(4)·끝]

정경수 기자,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일반 공무원 인사 발령으로 수행
수사 전문성 부족에 기소율 45%
검사 지휘 없애면 더 낮아질 우려

특사경이 놓친 '중개사 담합'… "수사 보완·통제 장치 둬야"[기로에 선 보완수사권(4)·끝]

#. 지난 2021년 서울시 소속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은 송파구의 한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들을 '혐의없음'으로 송치했다. 당시 공인중개사 70여명은 고액의 가입비를 받는 단체를 조직한 뒤 회원이 아니면 공동중개 요청을 거절해 왔다가 '담합' 의혹을 받았다. 그러나 특사경은 죄가 안 되거나 증거가 부족하다며 기소하지 말고 사건을 끝내달라고 검찰에 서류를 넘겼다. 이후 상황은 검사의 손에서 급반전됐다. 보완수사로 핵심증거를 확보한 검사는 이들 공인중개사들을 '부동산 중개 담합' 혐의로 무더기 기소했다. 이 혐의로 재판에 넘긴 것은 처음이다. 경찰이 수사 내용을 유출한 혐의도 검사는 밝혀냈다.

19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개혁을 향한 법조계의 우려는 '보완수사권 폐지' 뿐만 아니라 '특사경 지휘 삭제'도 거론된다. 전문 법조인이 아닌 특사경들이 마음대로 법을 다루게 될 경우 공인중개사 사건처럼 부작용이 뒤따를 것이라는 의견이 법조계에서 상당하다.

특사경의 수사 지휘 경험이 많은 전직 검사는 "특사경은 각자 분야에 있어서의 전문성은 있으나, 수사에 대한 전문성은 없다"며 "특히 정부부처 특사경 외 지방자치단체 특사경은 인사 발령으로 업무를 담당하는데, 수사 기본기가 부족해 실수가 많이 나와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사경은 각 부처 소속 공무원에게 수사 권한을 부여한 제도다. 경찰과 함께 각 부처에서 발생하는 관련 사건에 대한 '초동 수사'를 담당해 왔다. 대검찰청이 지난 2024년 발표한 '특사경 업무처리 현황 및 성과 지표 분석' 보고서를 보면 특사경 활동 공무원은 2만161명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법률적 지식이나 수사 경험을 기대하긴 사실상 어렵다. 공무원 특성상 순환 근무를 하기 때문에 축적된 노하우를 가진 인력은 극소수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2024년 기준 전체 특사경 중 절반에 가까운 9651명(48%)이 1년 미만의 경력이었다. 5년 이상은 전체 8%에 불과하다. 또 1만5962명(79.2%)이 다른 행정업무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기록됐다.

이런 탓에 특사경의 기소율은 낮다. 같은 기간 특사경이 송치한 사건 7만2835건 가운데 기소로 이어진 사건은 45% 수준인 3만2765건에 그쳤다. 일선의 한 검사는 "송치 되기 전까지 우리가 알 수 없다는 것이 문제"며 "특사경은 수사를 잘 모르다보니, 악의 없이 인권침해를 할 가능성도 높다"고 비판했다.

지역 기반 공무원이 업무를 맡다 보니, '사건 뭉개기', '부실·방치 수사' 등 논란도 뒤따른다. '무보험 운행'을 한 피의자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5년만인 지난 2022년 '기소중지'로 넘긴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사건 역시 검사가 송치를 받자마자 피의자를 찾아내 법정에 세웠다. 해당 사건은 공소시효 만료 직전이었다.

검찰개혁 논의 과정에 참여한 한 변호사는 "특사경은 단속과 수사를 함께 맡다 보니 지역 업체와의 유착에 취약하고, 현장 실무자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관 윗선에서 사건을 적당히 덮으라고 눈치를 주면 수사가 흐지부지되기 쉬운 구조"라며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지휘권까지 폐지된다면 특사경의 부실 수사를 견제할 방법이 없어 더 큰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최은솔 기자


#특사경 #중개사 #담합 #보완수사권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