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찾고 계약까지 직접"…부동산 플랫폼, '복비 절감' 경쟁 [머니인사이트]
당근 직거래부터 월부 맞춤 중개·토스 예산 추천까지 다양
매물 검색에 거래 전 과정 연결…중개수수료·검색비 절감
[파이낸셜뉴스] #.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회사와 가까운 여의도에 전세보증금 2억5000만원을 주고 주거용 오피스텔을 구했다. 대학 입학 후 독립한 뒤 10년 넘게 새집을 찾아온 그에게 이번 이사는 특별했다.
늘 부담이던 부동산 중개수수료, 일명 '복비'를 아끼기 위해 금융 플랫폼에서 매물을 확인한 뒤 직거래에 나섰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는 상한요율 0.4%를 적용한 중개보수 100만원과 부가가치세를 합쳐 최대 총 110만원을 절감한 셈이 됐다.
A씨처럼 부동산 규제와 대출 제도가 수시로 바뀌면서 집을 구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중개업소를 찾아 매물을 확인하고 계약하는 방식에서 금융·커뮤니티·교육 플랫폼을 활용해 매물을 찾고 거래 상대방과 직접 연락하거나 계약 절차를 확인해 수수료 절감에 나선 이용자가 늘고 있다.
현행 제도상 주택 매매 중개보수는 거래금액에 따라 최고 0.4~0.7%까지 받을 수 있다. 5억원짜리 아파트를 거래하면 상한요율 기준 최대 200만원에 부가가치세가 별도로 붙어 220만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다만 실제 금액은 상한선 안에서 공인중개사와 협의할 수 있다.
중개수수료 절감 효과가 가장 직접적인 서비스는 당근부동산의 직거래 기능이다. 집주인이나 세입자가 직접 매물을 올리고 상대방과 채팅한 뒤 중개업소를 거치지 않고 계약하면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원룸과 빌라 중심이던 직거래 매물도 아파트와 상가로 확대되고 있다.
당근의 강점은 지역 기반 정보다. 가격, 면적부터 주차와 소음, 교통, 상권, 관리 상태 등 실제 거주자가 알기 쉬운 정보를 동네 이용자와 공유할 수 있다.
다만 직거래에서는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 선순위 권리와 보증금 반환 가능성 등을 거래 당사자가 직접 확인해야 한다. 이를 놓치면 중개수수료보다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당근은 계약서 확인과 전입신고, 확정일자 신청 등을 안내하는 직거래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필요하면 공인중개사 자격을 인증한 지역 중개업소의 매물도 확인할 수 있다.
재테크 교육 플랫폼인 월급쟁이부자들(월부)은 교육 콘텐츠를 실제 부동산 거래로 연결하고 있다.
현재 매수인을 위한 '구해줘내집'과 매도인을 위한 '팔아줘내집'을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 계약서 제공 서비스 '월부 이음'까지 선보이며 지역 분석과 매물 탐색, 중개, 계약을 플랫폼에서 이어가는 구조를 구축했다.
팔아줘내집은 집을 팔려는 소유자와 월부가 확보한 매수 희망자를 연결한다. 월부는 강의와 커뮤니티를 통해 내 집 마련이나 투자 계획이 확인된 이용자를 실제 거래 고객으로 연결하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구해줘내집은 이용자의 자산과 관심 지역, 선호 면적 등을 바탕으로 매물을 추천하고 중개사를 연결한다. 상담과 현장 방문, 계약, 중개보수 결제까지 한곳에서 진행한다.
월부에 따르면 구해줘내집은 지난해 8월 베타 출시 이후 올해 1월까지 누적 거래액 1164억원을 기록했다. 출시 당시 거래액보다 10.8배, 계약 건수는 13배 늘었다. 평균 거래 기간은 21일이며 계약 전환율은 50%를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인중개사가 참여하는 만큼 중개수수료는 발생한다. 다만 매물 탐색과 중개업소 방문, 지역 조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금융 플랫폼 토스는 자금 조달과 매물 탐색 비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내 예산에 맞는 집 찾기'를 통해 보유 자금과 대출 가능 금액에 맞는 주택과 지역별 갈아타기 후보를 추천하고 있다.
기존에는 매물을 먼저 찾은 뒤 대출 가능 금액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계약 직전 예상보다 대출 한도가 적으면 거래를 포기하고 다시 매물을 찾아야 했다.
토스는 금융 정보를 활용해 실제 살 수 있는 가격대의 주택을 먼저 보여준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계산 기능도 제공해 대출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도록 했다.
중개수수료를 직접 낮추는 서비스는 아니지만 예산을 벗어난 매물을 찾거나 여러 중개업소를 돌아다니며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플랫폼의 부동산 서비스 확대에는 정보 이용 방식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 부동산 앱은 이사나 매매를 앞두고 잠시 사용하는 서비스에 가까웠지만 최근에는 실거래가와 시세, 대출 규제, 세제, 학군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는 생활형 콘텐츠로 바뀌었다.
지난 4월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직방·호갱노노·다방·아실·KB부동산 등 주요 프롭테크 앱의 올해 1분기 평균 월간활성이용자수는 약 56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36만명보다 4% 이상 늘었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이용자는 중개업소를 방문하지 않고도 실거래가와 단지별 이야기, 학군, 교통, 개발 계획 등을 비교할 수 있다. 정보 탐색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플랫폼 체류 시간은 길어지고 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 질로우는 매매·임대 매물과 주택담보대출을 하나의 플랫폼에 결합했고,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들은 업무를 디지털화해 기존보다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물과 실거래가를 온라인에서 보여주는 것이 프롭테크 1.0이었다면 다음 단계는 집 찾기와 대출, 중개, 계약을 연결해 전체 거래비용을 낮추는 것"이라며 "같은 집을 얼마나 싸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지가 플랫폼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