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에너지 공급 위험 고조…호르무즈 우회로 홍해마저 막혀"
성명 발표는 이례적
[파이낸셜뉴스]
중동 전쟁 위험이 다시 높아짐에 따라 국제 에너지 공급 타격 위험 역시 높아지고 있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1일(현지시간) 경고했다. 골드만삭스가 배럴당 120달러 유가를 경고한 가운데 전 세계 석유 소비국들의 모임인 IEA도 심각한 경제적 타격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EA는 이날 이례적인 성명을 통해 석유 시장이 일부 '완충 요인들' 덕에 아직 충격이 크지는 않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우려했다. IEA는 각 회원국 정부의 비상 석유 재고 방출 등을 완충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이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에 영향을 미치는 적대 행위 고조는 (에너지) 공급 안보에 대한 우려와 시장 전망 불확실성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비롤 총장은 "적대 행위가 고조되고, 활용 가능한 상업 재고가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석유 안보에 대해 느긋할 여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IEA가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함에 따라 IEA 차원의 대응 방안 검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호르무즈가 신속하게 개방되지 않을 경우 회원국들의 추가 비축유 방출을 비롯한 가능한 대안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IEA는 앞서 이란 전쟁 초기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역사상 최대 공급 차질 요인으로 꼽은 바 있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지난 3월 각국 정부가 국제 공조를 통해 비축유를 방출했다. 역대 최대 규모 방출이었다.
비롤은 계획한 비축유 4억배럴 방출 가운데 지금까지 약 2억9000만배럴이 시장에 풀렸지만 아직은 여전히 각 회원국 정부가 통제하는 비축분이 10억배럴을 넘는다고 말했다. 아직은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IEA는 그러나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면 상황이 돌변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성명은 이미 석유, 천연가스 재고가 줄어든 와중에 이 수로가 다시 막혔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무조건' 다시 개방돼야 "전 세계 에너지 안보 추가 차질을" 막을 수 있다고 촉구했다.
미국과 이란이 다시 충돌한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까지 홍해를 틀어막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 원유를 실은 유조선들이 후티 반군의 사정권에 있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고 되돌아갔다.
케플러(Kpler)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는 이란 전쟁 전 홍해 얀부항을 통해 하루 약 700만배럴을 수출했지만 전쟁 개시 이후에는 500만배럴로 줄었다. 그러나 이번 봉쇄로 이 물량까지 막히게 됐다.
비롤은 "호르무즈 우회로인 (홍해)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 해협에 대한 위협은 (석유 공급 차질)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제 유가는 홍해마저 막힘에 따라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며 5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