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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까지 위협... 세계 에너지 공급 막히나?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플래닛랩스PBC가 지난 3월4일(현지시간) 위성으로 촬영한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홍해 연안 얀부의 석유 인프라.AFP연합뉴스
플래닛랩스PBC가 지난 3월4일(현지시간) 위성으로 촬영한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홍해 연안 얀부의 석유 인프라.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완화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세계 에너지 공급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예멘의 친 이란 무장세력인 후티 반군이 홍해를 봉쇄하겠다고 예고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주요 석유 수송 통로가 추가로 막힐 위험이 우려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국(IEA) 사무총장이 "중동 내 적대 행위가 호르무즈 해협과 주요 에너지 인프라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IEA는 이번 사태가 글로벌 에너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차질과 함께 대체 수송로로 떠오른 홍해로 연결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위협받으면서 공급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빠른 시일안에 정상화되지 못할 경우 국제유가가 세자리수로 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마지막 분기에 배럴당 120달러가 넘고 내년에도 통행 차질이 이어진다면 평균 100달러 이상에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현재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는 몇 가지 긍정적 요인도 함께 지적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지역 생산국들이 우회 경로를 통해 원유 수출을 지속하고 있으며 걸프국의 수출량은 6월말 최고점보다는 감소했지만 3월 초~6월 중순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을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과 브라질, 베네수엘라, 카자흐스탄 등에서의 원유 수출 증가가 공급 부족분을 메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주요 석유 소비국인 중국이 전쟁 이전 대비 원유 수입량을 거의 50% 줄이면서 공급 압박을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

IEA는 지난 3월 이후 회원국들의 전략 비축유 4억배럴 중 약 2억9000만배럴을 시장에 풀었으며, 여전히 10억배럴 이상의 비상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추가 차질에 대응할 여력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롤 사무총장은 안심하기엔 이른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원유 자체의 공급은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나, 정제소 가동률 저하로 인해 디젤유와 휘발유등 정제 연료 시장은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라는 것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시장 역시 유사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LNG 수출 증가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분의 약 70%가 상쇄되었으나, 걸프 지역의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다가오는 겨울철에 대비해 가스 재고를 축적해야 하는 유럽 등 주요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해상 봉쇄를 예고하고 있어 세계 원유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해운 정보업체 케플러는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5%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 라이스타드에너지의 애널리스트 호르헤 레온은 바브엘만데브 통행 차질은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의 수송뿐만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을 대체하는 얼마 남지 않은 항로까지 위협한다며 두곳의 항해가 모두 차질이 생길 경우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이 발생하자 사우디는 동서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홍해 연안 얀부 항으로 보낸 뒤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쳐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해왔다.

현재 얀부항의 원유 선적량은 하루 약 400만배럴로 전쟁 이전보다 4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이 중 약 250만배럴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해 아시아로 향하고 있어 이곳까지 막힐 경우 아시아 국가들의 원유 공급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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