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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의 사우디 봉쇄 현실화 경우 세계 원유 공급 25% 타격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 17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에서 열린 후티 지지자 집회에 후티 무장대원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7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에서 열린 후티 지지자 집회에 후티 무장대원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예멘의 친 이란 반군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해 선언한 해상 봉쇄가 실제 현실화할 경우, 세계 원유 공급망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후티 반군의 봉쇄 위협으로 인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운 분석업체 케플러(Kpler)에 따르면, 기존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에 더해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동시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5%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재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은 하루 평균 45척 수준으로, 후티의 공격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2023년 10월 이전의 하루 65~72에 비해 이미 크게 줄어든 상태다.

케플러는 후티가 예고한 대로 사우디를 상대로 한 봉쇄를 강행할 경우 통항량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것이며, 봉쇄 대상을 확대할 경우 감소 폭은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이미 선박들의 회항이 잇따르고 있다. 후티의 봉쇄 선언 이후 사우디 원유를 실은 유조선 2척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으로 향하던 중 항로를 바꿔 수에즈 운하 방향으로 북상했으며, 아덴만에서 홍해로 향하던 차량운반선과 초대형 유조선 등도 일제히 머리를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봉쇄 위협이 특히 치명적인 이유는 사우디의 핵심 우회 수송로가 막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에 대응해 동서 송유관을 이용, 원유를 홍해 연안의 얀부항으로 보낸 뒤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쳐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해 왔다. 현재 얀부 항의 원유 선적량은 하루 약 400만배럴로 전쟁 이전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상태다. 이 중 약 250만배럴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해 아시아로 향한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애널리스트는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봉쇄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대체하던 사실상 유일한 수출 통로마저 위협받게 되는 셈"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설상가상으로 중동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원유 수출길에도 차질이 발생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흑해 주요 항구인 노보로시스크 인근을 드론으로 잇따라 공격하면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산 원유를 흑해로 운송하는 카스피해 송유관 컨소시엄 파이프라인 운영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의 해상 봉쇄 위협과 동유럽의 에너지 기간시설 공격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당분간 국제 유가 변동성과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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