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에 두피를 지킬 것이냐, 말 것이냐... 한여름 불거진 '모자' 논쟁의 진실 [김지석의 탈모인사이드]
[파이낸셜뉴스] 무더운 여름, 모자는 작은 그늘을 만들어주고 자외선을 차단해 주는 똑똑한 아이템이다. 그러나 탈모가 있는 사람들 중에는 모자 착용을 꺼리는 사람도 있다. '모자를 자주 쓰면 통풍이 되지 않아 두피 환경이 악화되고, 그로 인해 탈모가 생긴다'라는 이유에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말은 틀렸다. 두피에는 모자보다 자외선이 훨씬 좋지 않다.
많은 사람이 모자를 오래 쓰면 통풍이 되지 않아 두피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한다. 두피에 땀이 차면 세균이 번식할 수 있고 그로인해 두피염, 나아가 탈모가 생길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의학적인 근거에 비춰보면 모자를 착용하는 행위 자체가 탈모를 유발할 가능성은 없다. 오히려 여름에는 모자를 착용해서라도 자외선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외선(UV)이 피부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자외선은 광노화를 일으켜 주름, 색소 침착, 색소 등을 유발한다. 두피 역시 피부다. 자외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두피에 자외선으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 피부 장벽이 손상된다. 특히 탈모가 진행되고 있다면, 자외선에 노출되는 두피 면적도 더 넓어졌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자외선을 더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
두피만 상하는 게 아니다. 모발도 상한다. 모발은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고 멜라닌 색소에 의해 색이 결정된다. 자외선은 단백질과 색소를 파괴시킨다.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 모발이 푸석해지고 쉽게 끊어지는 이유다.
특히 동남아시아나 적도 부근의 지역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같은 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더라도 그 장소에 따라 자외선의 강도는 천차만별이다. 적도에 가까워질수록 태양광이 지표면에 수직으로 도달하기 때문에 자외선이 더 강하게, 많이 내리쬔다.
그렇다면 모자와 탈모는 전혀 상관이 없는 관계일까? 실제로 모자를 오래 착용하면 두피의 온도가 습도가 높아진다. 이런 환경에서는 환자들의 우려와 같이 피지 분비가 증가하고 세균이나 말라세지아 같은 미생물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머리가 가려워지고, 예민해지며, 심할 경우 지루성 두피염이 생기거나 기존의 두피염이 악화할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현상은 두피의 '환경'을 악화하는 요인일 뿐이다. 탈모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제공할 수는 없다.
따라서 자외선을 차단할 요량으로 모자를 적절히 활용하되, 올바른 착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서 올바른 착용법이란 통기성이 좋은 소재의 모자를 선택하고, 땀을 많이 흘렸다면 중간중간 모자를 벗어 두피를 말려주는 것을 말한다. 꼭 땀이 나거나 답답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2시간 간격으로 모자를 벗어 환기하는 것이 좋다. 모자를 착용한 날에는 반드시 머리를 감고 자는 습관도 필요하다. 모자 속에 숨어있던 땀과 피지를 깨끗하게 씻어내야 건강한 두피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요약하자면 여름에는 아무리 땀이 많이 나고 답답하더라도, 혹여 탈모가 있는 상태라고 해도 모자를 쓰는 것이 더 이익이다. 다만 종일 모자를 착용하기보다 자외선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그때그때 착용하고, 장시간 착용해야 할 때는 틈틈이 모자를 벗어 환기하고 일과 후 머리를 감는 등 두피를 청결하게 관리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모자는 탈모의 원인이 아니다. 올바르게 사용했을 때 오히려 탈모를 예방하는 보호막이 될 수 있다.
/김지석 부산 맘모스헤어라인의원 대표원장
[email protected] 김현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