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예수금 말라간다"…급락장에 커버드콜 ETF로 몰리는 개미들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월분배금·옵션 프리미엄 매력에 개인투자자 순매수 급증
횡보·완만한 하락장서 방어력 기대…"지금이 매수 기회"
원금 보장 상품은 아냐…급락 때는 분배금 받아도 손실
전문가 "높은 분배율보다 총수익률·옵션 매도 비중 봐야"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코스피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자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시장 분석이 나왔다.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을 노리기보다 월 분배금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려는 투자 전략이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1일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는 커버드콜 ETF를 매수했다는 투자 후기와 함께 "오히려 이런 장에서 사야 한다"는 글이 잇따르며 하락장을 매수 기회로 보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한 투자자는 "오히려 이런 장에 저지능 커버드콜을 사야 한다"고 적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코스닥 커버드콜 모아볼까. 여기가 진짜 과매도 같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커버드콜 30주 매수 완료. 이제 나도 예수금 말라간다", "코스닥 커버드콜이 진짜 매력적인 가격이 된 것 같다", "코스피가 5000 아래 지옥까지 박는 것만 아니면 지금 가격은 맛있어 보인다"는 등의 반응도 이어졌다.

'월 배당'만 보고 샀다간 낭패

출처 : 자본시장연구원
출처 : 자본시장연구원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해당 자산의 콜옵션을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을 분배금 재원으로 활용하는 상품이다. 옵션 매도 대가로 받은 프리미엄 덕분에 급등장보다는 횡보장이나 완만한 하락장에서 일반 지수 ETF보다 방어력이 높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커버드콜 ETF를 방어형 투자 수단으로 선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금 흐름도 이 같은 분위기를 보여준다. 올해 들어 월분배 수요 확대와 변동성 증가, 운용사들의 신상품 출시가 맞물리면서 커버드콜 ETF 시장은 빠르게 커졌고 다양한 전략형 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개인 순매수 2위에는 'KODEX 200 커버드콜액티브'가 이름을 올렸다. 개인 순매수 규모는 1461억원에 달했다. 'TIGER 배당커버드콜 액티브'와 미국·나스닥 기반 커버드콜 ETF들도 개인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됐다.

삼성자산운용은 22일 KODEX 200커버드콜액티브 ETF가 상장 일주일 만에 개인순매수 2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4일 상장된 이 상품은 기존 국내 커버드콜 시장의 대표 상품인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의 진화형 상품으로 누적 개인순매수만 2451억원을 기록했다.

송아현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국내 증시가 이익 대비 저평가된 상황에서, 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인컴 기회로 활용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이라며 "KODEX 200커버드콜액티브는 국장 주도주 중심의 이익 모멘텀과 탄력적 옵션 전략을 결합해 비교지수 대비 초과 성과와 월말 배당을 동시에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커버드콜 ETF가 '원금을 지켜주는 상품'은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있다. 기초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ETF 가격 역시 함께 떨어질 수 밖에 없고 분배금이 지급되더라도 주가 하락 폭이 이를 웃돌면 전체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또 강한 상승장이 나타나면 커버드콜 전략의 한계가 뚜렷해진다. 콜옵션을 매도한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상승 수익은 옵션 매수자에게 넘어가 일반 지수 ETF보다 수익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미국과 국내 시장에서도 장기간 강세장에서는 일반 지수 ETF가 커버드콜 ETF보다 높은 총수익률을 기록한 사례가 적지 않다.

전문가 "분배율보다 총수익률 봐야"

전문가들은 최근처럼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커버드콜 ETF가 주목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높은 분배율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6월 발간한 '국내 커버드콜 ETF 시장의 성장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선 커버드콜 ETF의 분배금은 '이자'가 아니라 옵션 프리미엄과 자본이익 등을 재원으로 지급되는 만큼 높은 분배율이 높은 수익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분배금을 받은 뒤 ETF 가격이 그만큼 하락하면 실제 자산은 늘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운용 방식도 상품마다 차이가 크다.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과 미국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상품은 옵션 매도 비중과 분배 정책이 모두 다르다. 일부 상품은 기초자산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는 대신 높은 분배금을 지급하는 구조인 반면, 일부는 상승 여력을 일부 남겨두는 전략을 사용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처럼 하락장이 이어질 때는 커버드콜 ETF가 심리적으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다만 '매달 돈이 들어온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기보다 총수익률과 투자 기간, 자신의 시장 전망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시장 방향성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주식형 상품이니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과도하게 비중을 늘리기보다는 일반 지수 ETF와의 역할을 구분하고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춰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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