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끌고 내수 받치고… 5월 전망치보다 3배 웃돌아
2분기 GDP 0.6% '깜짝 성장'
수출 1.4%↑·민간소비 0.4%↑
공급망 안정·소비심리 개선 영향
실질GDI 15.6%↑ 38년來 최고
이번 2·4분기 우리나라 경제에서 반도체의 힘뿐 아니라 중동 사태의 영향이 약화됐고, 내수가 여전히 버티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2·4분기 0.6% 성장, 전망치 3배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6% 증가했다. 전분기(1.8%) 기저효과가 있었음에도 지난 5월 예상치(0.2%)에서 0.4%p 상향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7% 성장했다.
반도체 중심 수출의 뒷받침이 컸다. 실제 기여도는 0.7%p였다. 전기 대비 성장률은 1.4%였다. 2020년 3·4분기(14.6%) 이후 가장 높았던 전분기(5.9%)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9.0% 확대됐다. 수입은 기계 및 장비, 자동차 등이 늘어 0.8%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6.3% 늘었다.
이번에는 내수도 수출에 균형을 맞췄다. 1·4분기 때는 GDP 증가율(1.8%) 중 순수출 기여도가 1.1%p였던 반면 내수는 0.7%p였다. 2·4분기엔 양쪽 다 0.3%p로 같았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2·4분기에도 수출 중심 성장이 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으나 내수와 순수출이 고르게 기여했다"며 "중동전쟁이 생산·고용에 부정적이었지만 나프타 수급 안정화, 비축유 스와프 등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는 재화(가전제품 등)와 서비스(음식숙박 등)가 모두 늘어 전기 대비 0.4%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5% 늘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0.2%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그 수치는 2.2%로 높아진다.
이현영 한은 경제통계2국 지출국민소득팀장은 "삼성전자 상품권 환급행사로 가전으로만 최소 3조원대 소비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주가도 2·4분기까지 높은 수준이어서 소비심리가 개선된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반도체부문의 연구개발(R&D), 금융권 보안 소프트웨어 등을 위주로 3.3%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는 2012년 1·4분기(5.4%) 이후 14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가 늘어 0.2% 증가했다. 다만 건설투자는 토목건설 부진으로 전분기 1.4% 증가에서 이번에 0.2% 감소로 돌아섰다.
■GDI, 38년 만에 최대 증가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해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3.6% 증가했다. 실질 GDP 성장률의 6배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수치는 15.6%다. 1988년 1·4분기(16.4%) 이후 38년3개월 만의 최고치다. GDP 성장률(3.7%)과의 차이도 11.9%p에 이른다.
이는 교역조건 개선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그 흐름은 이미 형성됐다. 지난 1·4분기 중 GDP는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했고, GDI는 13.2% 불어났다. 두 지표 간 격차(9.4%p)는 관련 통계가 편제된 1960년 이후 최대였다. 이로써 상반기 수치는 14.4%를 기록했다.
이 국장은 "중동전쟁으로 원유를 중심으로 수입품 가격이 큰 폭 상승한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가격이 그보다 더 오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GDI 증가세가 지속되면 기업 투자 여력, 가계 구매력이 확충돼 내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기반한 추세적 수요 확대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으로 인해 반도체 가격 강세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교역조건이 우리나라에 우호적으로 형성되면 수출기업 이익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임금·자산소득, 투자자금으로 배분되는 경로를 거쳐 소비와 투자·고용으로 파급될 여지도 있다.
[email protected] 김태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