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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게이트' 하급심마다 다르게 해석... 여론조사 성격·피고인 관여 정도가 쟁점

정경수 기자,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김건희 상고심, 전원합의체로
교통정리 차원의 판단 내릴 듯

'명태균 여론조사'라는 하나의 사건을 놓고 김건희 여사, 윤석열 전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사건을 맡은 재판부 3곳이 잇따라 다른 판단을 내놓으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판부마다 여론조사의 성격과 피고인의 관여 정도를 다르게 해석한 것이 판결을 가른 핵심으로 꼽힌다. 24일로 예정됐던 김 여사 사건의 상고심 선고는 돌연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회부되며 연기됐다. 하급심의 엇갈린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각 사건의 판결문을 종합하면 재판부가 주목한 쟁점은 여론조사의 성격과 피고인의 관여 정도로 분석된다.

우선 재판부는 명씨가 여론조사를 제공한 행위의 성격부터 달리 봤다. 김 여사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명씨의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인식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사건을 담당했던 같은 법원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의 암묵적 합의에 따른 정치활동으로 해석했다. 오 시장 사건을 맡은 같은 법원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 역시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행동 자체를 '정치활동'이라고 밝혔다. 결국 여론조사가 명씨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한 것인지, 피고인들의 뜻에 맞춘 것인지가 유·무죄를 가른 쟁점 중 하나가 된 셈이다.

피고인의 관여 정도에 대한 판단도 차이가 났다. 김 여사 재판부는 김 여사를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 자'로 보고 정치자금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재판부는 김 여사를 정치자금법상 공동정범으로 인정했다. 김 여사가 직접 명씨와 소통한 뒤 윤 전 대통령에게 내용을 전달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오 시장 사건도 유사했다. 형사합의22부는 "오 시장이 직접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대납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을 사건의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이라는 취지다.

재판부마다 법리 해석이 달랐던 만큼 대법원의 최종 판단도 주목된다. 대법원은 당초 24일로 잡혀 있던 김 여사 사건을 상고심 선고 기일 하루 전인 이날 전원합의체로 회부했다. 오 시장 1심 선고 이튿날이다. 통상 소부(대법관 4명)에서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내지 못하거나 소부에서 판단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는 경우 전원합의체(대법관 3분의 2 이상)로 올린다. 기일은 추후 지정키로 했다.

부장판사 출신 A변호사는 "대법원은 김 여사·윤 전 대통령·오 시장 사건을 모두 참고할 수밖에 없다"며 "같은 사건을 놓고 하급심 판단이 갈린 만큼 정리 차원의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향후 윤 전 대통령과 오 시장 사건의 항소심·상고심은 물론 정치자금법 판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대법원이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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