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섬 연구, 아시아·태평양으로 넓힌다… 탐라문화연구원 국제무대서 성과 공유
제주대 탐문연, 자카르타 CIS 학술대회 참가
세계 연구자 200여명·22개 세션 섬 의제 논의
연구진, 군도·타자·공존 주제로 독립 세션 운영
제주 탈식민 기억·섬과 군도 존재론 연구 발표
국제 연구망 기반 제주학의 확장 가능성 모색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를 하나의 고립된 섬이 아니라 다른 섬·지역과 끊임없이 연결되는 군도의 일부로 해석하려는 연구가 국제 학술무대에서 공유됐다. 제주 지역학의 연구 범위를 아시아·태평양 섬 사회로 넓히고, 식민 경험과 개발, 공존 같은 문제를 비교 연구할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5일 제주대학교에 따르면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도네시아기독대학교(UKI) 카왕캠퍼스에서 열린 '2026 비판적섬연구(CIS)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했다.
올해 6회째를 맞은 학술대회는 '군도적 흐름들'을 주제로 열렸다. 기조강연과 병렬세션 등 모두 22개 세션에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 연구자 200여명이 참여해 섬의 역사와 문화, 정치, 사회를 여러 학문 분야의 관점에서 논의했다.
비판적섬연구는 섬을 육지에서 떨어진 주변 공간이나 관광지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섬 안팎에서 작동하는 내부 오리엔탈리즘과 식민주의, 국가권력, 개발, 이주, 환경 변화가 서로 얽히는 사회적 공간으로 분석한다. 여러 섬이 바다를 사이에 두고 고립된 것이 아니라 사람과 자본, 문화의 이동을 통해 관계를 맺는 과정도 주요 연구 대상이다.
탐라문화연구원은 '군도적 관점: 섬, 타자, 그리고 공존'을 주제로 별도 세션을 운영했다. 제주대 사회학과 서영표 교수가 사회를 맡아 제주와 군도를 둘러싼 철학·사회·문화 연구를 소개하고 참석 연구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김치완 탐라문화연구원장은 '군도의 제국적 형성과 섬들의 함께-되어감'을 발표했다. 군도가 제국과 국가의 통치 과정에서 형성된 측면을 살피고, 섬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함께 존재하는 방식을 연구 주제로 제시했다.
김태연 특별연구원은 '폐허 위의 낙원: 1960~1970년대 제주도의 탈식민 향수와 성애화된 지리'를 주제로 발표했다. 관광개발이 본격화하던 시기 제주가 어떤 이미지로 재현됐는지, 식민 경험 이후의 기억과 관광 담론이 어떻게 결합했는지를 다뤘다.
김진선 특별연구원은 중국 위진시대 철학자인 곽상의 자연 개념을 토대로 '섬-군도의 존재론'을 발표했다. 개별 섬의 독자성과 여러 섬의 관계를 철학적 관점에서 해석했다.
군도적 관점은 섬을 경계가 닫힌 공간이 아니라 주변 섬과 육지, 바다를 통해 연결되는 관계망으로 보는 접근이다. 제주 연구에서도 섬 내부의 역사와 문화뿐 아니라 동아시아 해역의 이동, 교류, 권력관계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는 분석 틀로 활용된다.
탐라문화연구원은 지난해 비판적섬연구컨소시엄에 가입하고 제주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공동 개최한 데 이어 올해 자카르타 대회에 참여했다. 제주 지역 연구를 국제 섬 연구자들과 비교·논의할 수 있는 학술 네트워크를 이어가는 과정이다.
지난해 제주대학교에서 열린 학술대회는 탐라문화연구원과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당시에는 '군도적 전환과 다른 아시아들-문학, 정치, 문화'를 주제로 섬과 아시아의 관계를 논의했다.
김치완 원장은 "지난해 국제 네트워크 가입과 학술대회 공동 개최를 계기로 제주 섬 연구를 아시아·태평양 섬 연구로 확장할 토대가 마련됐다"며 "국제 연구망을 바탕으로 섬 연구의 성과를 공유하고 지구적 위기에 대응할 연구 의제를 계속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