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보다 AI 수익화…빅테크 4사 운명의 한 주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AI 투자 경쟁의 평가 기준이 달라졌다. 이번 미국 빅테크 실적 시즌에서 시장은 매출과 순이익보다 자본지출(CapEx), 잉여현금흐름, AI 투자의 수익화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주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애플, 아마존이 그 첫 시험대에 오른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는 29일(현지시간), 아마존닷컴과 애플은 30일(현지시간) 각각 실적을 발표한다. 이번 실적 시즌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알파벳의 2·4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AI 투자에 대한 월가의 평가 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CapEx) 계획을 최대 2050억달러로 상향 조정하고, 2·4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이 2004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급증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투자자들은 호실적보다 막대한 투자 부담에 더 주목했다.
실제로 알파벳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7% 넘게 급락하며 1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AI 투자 확대가 성장의 증거가 아니라 현금흐름 악화와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된 것이다.
노무라자산운용의 브래드 워든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주가는 저평가돼 보일 수 있지만 투자자들은 기존 사업모델이 AI 투자 확대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며 "결국 이번 투자 사이클의 고통을 얼마나 견딜 수 있고 장기적인 투자 수익을 얼마나 신뢰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AI 대표주인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 Seven)'에 대한 투자심리도 흔들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애플, 아마존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들 기업 역시 AI 투자 확대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은 투자 규모보다 현금창출 능력과 투자 회수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에 따르면 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의 자본지출은 올해 약 7240억달러, 내년에는 95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별 관전 포인트도 뚜렷하다.
메타는 자본지출(CapEx) 전망치를 추가로 상향 조정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위한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얼마나 확대할지, 광고를 넘어 유료 AI 서비스와 데이터센터 임대 등으로 막대한 AI 투자금을 어떻게 수익화할지가 핵심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생성형 AI 서비스의 핵심 기반인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 의 성장세가 AI 데이터센터 투자 부담을 상쇄할 만큼 견조한지를 입증해야 한다. 애저 성장률과 AI 서비스 코파일럿(Copilot) 의 기업 고객 확대가 AI 투자 효율성을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 의 매출 증가율이 다시 30%대로 올라설지가 최대 관심사다. 아울러 올해 제시한 연간 2000억달러 규모의 자본지출 계획을 추가로 확대할지, AI 인프라 투자가 AWS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도 시장의 검증 대상이다.
애플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진행하는 마지막 실적 발표에서 AI 전략을 얼마나 구체화할지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 AI 기능이 아이폰 교체 수요를 이끌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벤처캐피털 네오스텔라 캐피털의 윌리 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아마존 모두 알파벳과 함께 공격적인 AI 투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며 "투자가 계속되는 한 시장은 이들 기업의 사업성과 수익성을 더욱 엄격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