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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호르무즈 우회로' 동서 원유관 가동 중단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잇단 공격에 예방적 조치로 전격 폐쇄
하루 수백만배럴 홍해로 보내던 핵심 수송로
호르무즈 대신 원유 수출 떠받치던 '비상 동맥'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 불안이 커진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를 우회하기 위해 활용해온 핵심 원유 파이프라인까지 공격을 받아 가동을 중단했다. 중동의 원유 수송 리스크가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홍해로 연결되는 대체 수송망으로 확산되면서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NBC 등에 따르면 사우디 에너지부는 11일(현지시간) 여러 차례의 공격을 받은 뒤 예방적 조치로 '동서(East-West) 원유 파이프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에너지부에 따르면 파이프라인은 전날 오전 리야드와 메디나 지역에서 공격을 받았다. 이번 공격으로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우디 당국은 긴급 대응팀을 현장에 투입해 파이프라인의 안전을 확보하고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에너지부는 "추가 상황은 적절한 시점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격이 주목받는 것은 동서 파이프라인이 이란 전쟁 이후 사우디 원유 수출의 핵심 우회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 파이프라인은 사우디 동부의 원유 생산지역과 서부 홍해 연안을 연결한다.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고 원유를 수출하기 위해 하루 수백만 배럴의 수출 물량을 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홍해 방향으로 돌려왔다.

특히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동서 파이프라인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사우디가 원유를 홍해 쪽으로 수송할 수 있는 대체 통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공격으로 이 우회로까지 일시적으로 막히면서 중동 원유 공급망에 대한 불안이 한층 커지게 됐다. 사우디 정부는 이번 공격의 배후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파이프라인이 심각한 물리적 피해를 입었는지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란과 연계된 예멘 후티 반군은 이번 주 들어 사우디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12일 인도 뭄바이항에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라이베리아 선적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선룽'호가 정박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사진은 지난 3월12일 인도 뭄바이항에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라이베리아 선적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선룽'호가 정박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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