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섬 속의 섬' 전체가 교실로… 우도중 학생들이 만든 '건강한 우도 한 바퀴'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학생들이 기획한 3㎞ 마을 걷기 행사
안전·홍보·콘텐츠팀 나눠 전 과정 운영
주민·학부모·교직원 참여한 마을 프로젝트
학생 21명의 작은 학교서 협업역량 키워
"지역과 함께 배우는 섬 교육 이어갈 것"

우도중학교 학생들이 지난 20일 학생 주도 프로젝트 ‘건강한 우도 한 바퀴’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행사 기획과 홍보물 제작, 안전관리, 미션 부스 운영까지 전 과정을 직접 맡아 지역주민·학부모·교직원과 함께 3㎞ 걷기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우도중학교 제공
우도중학교 학생들이 지난 20일 학생 주도 프로젝트 ‘건강한 우도 한 바퀴’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행사 기획과 홍보물 제작, 안전관리, 미션 부스 운영까지 전 과정을 직접 맡아 지역주민·학부모·교직원과 함께 3㎞ 걷기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우도중학교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본섬과 바다로 떨어진 우도에서 중학생들이 섬마을 전체를 배움터로 바꿨다. 학생들은 걷기 행사의 기획자이자 안전관리자, 홍보담당자, 현장 운영자로 참여하며 교실에서 배운 협업과 문제 해결을 지역사회 현장에서 실천했다.

27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우도중학교는 꿈끼탐색주간 학생 주도 프로젝트인 '건강한 우도 한 바퀴'를 지난 20일 운영했다.

행사는 지역주민과 학부모, 교직원이 학생들과 함께 우도 일대 3㎞를 걷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학교가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데 머물지 않고 준비 단계부터 행사를 직접 설계했다.

우도는 성산항과 종달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제주의 대표적인 부속섬이다.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을 닮아 '소섬'으로 이름 붙여졌으며 제주 부속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바다와 농경지, 마을과 관광지가 좁은 생활권 안에 맞닿아 있어 자연과 주민의 삶을 교육과정에 연결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

제주 동쪽 바다에 자리한 우도 전경. 우도중학교 학생들은 섬의 마을과 해안길을 배움터로 삼아 지역주민·학부모·교직원이 함께하는 3㎞ 걷기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했다. /사진=제주시 제공
제주 동쪽 바다에 자리한 우도 전경. 우도중학교 학생들은 섬의 마을과 해안길을 배움터로 삼아 지역주민·학부모·교직원이 함께하는 3㎞ 걷기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했다. /사진=제주시 제공

우도중 학생들은 총괄관리팀과 안전보건팀, 홍보디자인팀, 콘텐츠운영팀으로 역할을 나눴다. 행사 식순과 참가자 이동 동선을 짜고, 안전사고에 대비한 대응방안도 마련했다.

완주 메달과 이름표, 행사 쿠폰, 홍보물도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했다. 걷기 구간에는 참가자가 수행할 수 있는 미션 부스와 OX 퀴즈를 배치해 단순한 걷기 행사를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행사 전에는 리허설과 팀별 회의를 열어 이동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혼잡과 안전 문제를 점검했다.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학생들이 미리 찾아내고 해결책을 논의하면서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였다.

행사 당일에도 학생들이 개회식 진행과 참가자 안내, 안전관리, 미션 부스 운영을 맡았다. 각 팀은 사전에 정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참가자 이동 상황과 프로그램 진행 속도를 현장에서 조정했다.

우도중학교 학생들이 지난 20일 ‘건강한 우도 한 바퀴’ 참가자들에게 행사 물품을 나눠주고 있다. 학생들은 총괄관리·안전보건·홍보디자인·콘텐츠운영팀으로 역할을 나눠 행사 전 과정을 이끌었다. /사진=우도중학교 제공
우도중학교 학생들이 지난 20일 ‘건강한 우도 한 바퀴’ 참가자들에게 행사 물품을 나눠주고 있다. 학생들은 총괄관리·안전보건·홍보디자인·콘텐츠운영팀으로 역할을 나눠 행사 전 과정을 이끌었다. /사진=우도중학교 제공

우도중학교는 2026년 3월 기준 1학년 5명, 2학년 8명, 3학년 8명 등 전체 학생이 21명인 작은 섬 학교다. 학생 수가 적은 환경은 학교 행사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교육적 특징으로 이어진다.

우도중은 2023년부터 제주형 자율학교로 지정돼 지역의 자연과 생활문화를 교육과정에 접목하는 마을생태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학생들이 살아가는 섬의 길과 마을공동체를 수업 현장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지역 기반 교육의 성격도 담았다.

학생들에게 우도는 관광객이 찾는 명소이면서 주민이 생활하는 일상의 공간이다. 섬 안에서 행사를 설계하려면 참가자 동선과 교통, 해안 안전, 주민 생활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학생들은 지역의 실제 조건을 분석하고 여러 사람과 협력하는 과정을 통해 교과서만으로 익히기 어려운 공동체 역량을 경험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학생은 "처음에는 준비가 막막했지만 친구들과 회의하며 하나씩 해결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며 "참가자들이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진수 우도중학교 교장은 "학생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학생 주도 프로젝트 기반 교육을 계속 운영하겠다"며 "배움이 삶과 연결되는 교육활동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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