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이사람] "매일 배달 가던 집, 평소와 달랐죠" 고독사 방치 막은 세심함
탁정숙 hy 프레시 매니저
몇 번 불러도 대답 없어 즉시 신고
고독사 발견 공로 장관표창 수상
"늘 먼저 인사하고 변화 신경 써
직접 확인 어렵다면 신고라도"
"장관 표창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지난해 세상을 떠나신 어르신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오랫동안 안부를 살피고 생활에 필요한 일도 도와드렸던 분인 만큼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탁정숙 hy 프레시 매니저(사진)는 27일 고독사 노인의 마지막 길을 도운 공로로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은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평소 해오던 일을 했을 뿐인데 큰 상을 받게 돼 오히려 책임감을 느낀다"며 "전국 각 지역에서 홀몸어르신의 안부를 살피고 있는 프레시 매니저들의 활동을 함께 인정해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멋쩍어 했다.
프레시 매니저는 hy의 방문 판매원으로 흔히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린다.
탁 매니저는 1997년부터 29년간 프레시 매니저로 활동하면서 홀몸어르신의 안부를 꾸준히 살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제품 배달 중 고독사를 발견하고 즉시 주민센터와 119에 알려 신속한 후속 조치가 이뤄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지난 10일 열린 제15회 인구의 날 기념식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그는 "평소처럼 제품을 전달하러 갔지만 여러 차례 불러도 어르신의 반응이 없었다"며 "그냥 돌아가기에는 평소와 다른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 즉시 영업 지점에 연락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이어 "매일 같은 지역을 다니며 어르신을 찾아 뵀기 때문에 그냥 넘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탁 매니저는 홀몸어르신의 골든타임 확보는 '일상의 변화'를 포착하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전날 전달한 제품이 그대로 남아있을 경우 즉시 어르신에게 직접 연락을 시도한다. 또 수차례 불러도 반응이 없을 때는 지체 없이 영업점에 상황을 알린다는 것이다. 방문 순간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어르신의 행동 패턴과 비교해 달라진 점을 잡아내는 것이 프레시 매니저들에게 중요한 역량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밀착 케어가 가능한 건 프레시 매니저 특유의 활동 방식에 있다. 매일 같은 지역을 동일한 동선으로 이동하며 활동하다 보니 어르신의 평소 생활 모습과 동선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몇시쯤 문을 열고 나오는지, 평소 표정과 목소리 톤은 어떠한지 등 '매일의 데이터'가 쌓이다 보면 작은 이상징후도 눈에 띌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탁 매니저는 고독사 예방 노하우로 '먼저 건네는 인사'와 '작은 변화를 눈여겨보는 시선'을 꼽았다. 그는 "가까운 곳에 혼자 생활하시는 어르신이 있다면 마주칠 때 먼저 인사를 건넨다"며 "평소와 달리 며칠 동안 보이지 않을 때 한 번 더 관심을 갖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주 얼굴을 보고, 안부를 나눠야 평소와 다른 상황도 알아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홀몸어르신과 일상적인 안부 교류가 선행돼야 평소와 다른 이상신호도 신속히 알아차릴 수 있다는 점에서 프레시 매니저의 공적 역할은 정부 차원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그는 "만약 직접 상황을 확인하기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경우라면 112나 주민센터 등 관계기관에 알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서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