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반도체 첨병 CXMT, 삼전닉스 위협 'D램 굴기'로 떠오르다 [中 반도체 도전장]
CXMT, 상하이 증시 상장
'실탄 14조' HBM·D램에 올인
삼전닉스와 격차 줄이기 박차
정부지원 업고 시장재편 노려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상장 첫날 흥행에 대성공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해 온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가장 강력한 후발 주자로 떠올랐다. CXMT는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D램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는 동시에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차세대 D램 공정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쏟아부으며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추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HBM 기술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수세대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중국 정부의 지원과 거대한 자국 수요, 대규모 자본 투입이 맞물릴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메모리 산업을 위협하는 핵심 경쟁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장 가속화'…HBM 아직은 격차
2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CXMT는 범용 D램을 기반으로 몸집을 키우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매출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38%, SK하이닉스 29%, 마이크론 22%, CXMT 8% 순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에 불과했던 CXMT는 1년 만에 점유율을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
메모리 3사가 HBM과 AI용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사이 CXMT가 중국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범용 D램 수요를 빠르게 흡수한 결과다. 노무라증권은 CXMT의 메모리 출하량이 오는 2030년까지 매년 40∼45% 성장하고, D램 글로벌 시장점유율 역시 현재 약 10%에서 2028년 말 18%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HBM에서는 아직 기술격차가 뚜렷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CXMT는 선단공정 D램 양산을 확대하는 한편 지난해 자체 더블데이트레이트5(DDR5) 기반 HBM3(4세대) 샘플을 화웨이에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HBM 시장의 주력 제품은 HBM3E(5세대)이지만 업계에서는 CXMT의 HBM3E 본격 양산은 내년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6세대 HBM4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했고, 후속 제품인 HBM4E(7세대) 샘플까지 출하했다. 제품 로드맵만 놓고 보면 CXMT가 HBM3를 추격하는 동안 국내 업체들은 HBM4E 경쟁에 돌입한 셈이다. 최소 두 세대 이상의 격차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SK 추격 가능할까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기술격차를 이유로 중국의 추격 가능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첨단 메모리에서 기술격차는 당분간 존재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첨단 반도체 장비 도입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수출규제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제약"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환경 속에서도 현재 수준까지 기술을 끌어올렸다는 것은 중국의 자체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라며 "장비 접근성이 개선되는 순간 기술격차도 예상보다 빠르게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번 상장을 계기로 CXMT가 생산능력 확대와 시장 확대를 동시에 추진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도 우려로 꼽힌다.
CXMT는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생산라인 개조와 차세대 D램 공정, HBM 연구개발(R&D), 상하이 신규 공장 건설 등에 투입할 전망이다. 현재 허페이와 베이징 생산시설 가동률도 9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증설이 본격화되면 생산능력은 더 확대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해 HBM 생산라인 증설에 나서는 것처럼 CXMT 역시 공격적인 설비투자로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투자여력이 커지면 생산설비 투자가 확대되고 D램 공급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범용 D램뿐 아니라 HBM 공급도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CXMT 생산능력 확대로) 공급 부족 상황이 완화되면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최신 공정과 생산라인 투자를 지속해 기술격차를 더욱 벌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임수빈 이동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