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비 대출 규제 풀고… 재개발 지역엔 비아파트 공급 확대" [정비사업의 명과 암 下]
(하) 전문가가 제시한 '이주 대란' 해법은
서울 정비사업발 이주 대란 임박
대출·공급·세제 등 전방위 손질해야
신축 담보로 이주비 규모 상향을
가계대출에서 분리해 쏠림 차단
아파텔 등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이주 수요 사전 예측해 선제 대응
부동산 전문가들은 몇 년 안에 닥칠 정비사업발(發) '이주 대란'을 우려하며 대출·공급·세제 등 다방면에서 손을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주비 대출 산정 기준 완화부터 비아파트 공급, 지역별 조절에 따른 이주 물량 쏠림 방지까지 구체적인 대안도 나왔다.
■"대출 규제 완화" 한 목소리
28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부동산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부분은 '대출 규제 완화'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그중에서도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를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봤다. 고 교수는 "현재 건설사 가운데 자체적으로 추가 이주비 대출이 가능한 곳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정도밖에 안된다"며 "이주비 대출이 안되면 이주 자체가 늦어지고 (이주)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인 해법은 '이주비 대출 산정 기준 완화'다. 현재 조합원들 종전 자산의 40% 전후로 정해지는 기본 이주비 규모를 신축으로 환산, 상향해야 한다고 했다. 고 교수는 "전용 84㎡에 입주 예정인 조합원이 있다면 시세를 주변 신축 아파트에 대입해서 이주비를 산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담보가 확실한 대출이기 때문에 은행에서 위험도가 큰 대출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비 대출을 가계대출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이주비 대출을 가계대출로 묶어버리니 대출이 나올 때는 이주가 되고, 안나올 때는 이주가 안된다"라며 "대출이 막히면 일시적인 '쏠림 현상'으로 연결되고 결국 이주 대란으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아파트 공급·세제혜택 제안도
비아파트 공급·임대사업자 세제혜택 확대 등도 대안 중 하나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재개발 지역 소유주, 임차인 대부분은 빌라에 거주하기 때문에 이주비 대출을 받아도 결국 비아파트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좁은 원룸이 아닌 '방3 화2'(방 3개에 화장실 2개) 수준의 '아파텔' 공급을 많이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임대사업자 세제혜택 확대와 관련해서는 "단기 4년, 장기 8년이 너무 짧다면 10년·20년으로 늘리면 될 일"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를 도입하면서 단기 4년, 장기 8년 동안 조건에 맞춰 임대를 마친 사업자들에게 각종 세금 혜택을 제공했다. 김 소장은 "10년 임대를 마친 사업자에 양도세 50% 감면, 20년 마친 사업자에 100% 감면 혜택을 주면 수요가 굉장히 많을 것"이라며 "사실상 (정부는) 손을 대지 않고 임대 문제를 해결하는 격"이라고 부연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지역·시기별 정비사업 조절을 제안했다. 서 교수는 "전세난에 이주 물량이 대거 겹치면 이주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며 "지역별로 우선순위를 정해서 먼저 일정 지역을 끝마치고 그 다음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비사업은 서울의 주거난 해소를 위해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며 "다만 이주 대책 없이 추진되면 그 부담은 결국 전월세 시장과 세입자에게 전가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단순 모니터링에 그칠 게 아니라, 권역별 이주 수요를 미리 예측해 실질적인 선제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권준호 기자










